전북도립미술관(관장 이애선)은 오는 21일까지 서울관에서 김경아 개인전 '테오리아'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작가에 따르면 2001년 첫 개인전에서 조각보와 기왓장 등의 전통적인 기하학적 형상에 착안해 역동적인 시각적 화면 구성을 시도했다. 자수 기법에서 영감을 얻은 점묘법과 함께 강한 마티에르를 나타내는 형식 실험은 단조롭지만 더욱 깊이 있는 화면으로 전환됐다. 마치 한옥의 창을 닮은, 기하학적 형상 사이의 공간을 창조해낸 독창적인 그리드(Grid) 화면으로 변화를 맞이한 것이다. 

이를 통해 구축된 예술세계를 2015년 경부터‘테오리아(Theoria)’로 명명해왔다. 이는 인간의 영혼이 편견이 없는 순수한 상태에서 대상을 있는 그대로 관조하는 정신을 일컫는 그리스어다. 작가는 스스로를 관조하는 동시에 눈으로 보이지 않는 우주 만물의 근원과 자연 그리고 인간의 존재성을 표현하기 위해 ‘빛과 공간’을 가시화하는 작업을 ‘테오리아’라고 정의하고 있다. 

특히 이번 개인전에서 작가는 ‘테오리아’ 작업을 선보이며 화면의 공간에 비둘기를 그려냈다. 비둘기는 예로부터 평화의 고귀한 상징으로 여겨졌으나 도시 공간에서 그것은 비천한 이미지로 전락했다. 그러나 작가에게 비둘기는 한편으로는 삶의 고단함 속에서도 부던히 날갯짓을 해내고야 마는 각성의 의미를 지닌다. 화면을 완성하기 위해 덮고, 뜯어내고, 그리는 행위를 반복하는 것은 순수한 태도로 관조하는 것을 넘어 하나의 마음의 공간에 빛을 더하고자 하는 일이다. 

김경아 작가는 “‘테오리아’ 작업은 자아의 발견과 내면 성장에 관한 탐구를 담고 있다. 나의 삶의 의미와 가치를 탐구하며, 현대 사회의 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자 했다"며 "작품을 통해 현대인들에게 울림을 전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작가는 국민대학교 미술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마치고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외래교수, 남서울대학교 겸임교수를 거쳐 현재 백석문화대학교 외래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9년 열린 전북 청년 작가 초대전과 2021년 안성 결갤러리에서 개최된 3인전을 비롯해 총 100여 회의 단체전에 참가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또한 무등미술대전 대상, 창작미술협회 공모전 은상, 대한민국 미술대전 5회 입상 등 공모전에서 35회 수상하며 예술세계의 독자성을 인정받고 있다. 

/장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