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辛卯)년 새해를 맞았다. 12지지(地支)로는 토끼띠다. 자고로 토끼는 우리 정서 속에 가장 친근하고 사랑스러운 동물의 하나로 인식된다. 그와 함께 번성, 풍요, 민첩, 영민함을 상징한다. 반면 유약하고 다소 경박한 측면도 있다. 그런데 올해 신묘년의 신(신)은 주옥금(珠玉金)이라고 해서 보석이나 바늘, 수저 같은 비교적 정교한 작은 철(鐵)을 의미하는데, 이 신묘년에 태어난 사람들은 손재주가 뛰어나다고 전해지고 있다.
물론 이것들이 비과학적이고 다분히 미신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지만, 좋다는데 굳이 부인할 필요는 없을 듯싶다.
어쨌든 새해 아침, 어떤 형태로든 일단 앞날에 대해 기대를 갖는다는 건 좋은 일이다. 문제는 그 ‘기대’가 어떤 것이냐다. 구체성이 결여됐거나 실현노력이 전제되지 않는 기대는 사실상 기대가 아니다. 그저 헛된 꿈이거나 하나의 망상일 뿐이다. 지난 날들이 워낙 힘들었기에 새해 며칠 동안 헛된 꿈이 됐건 망상이 됐건 앞날에 대해 장밋빛 미래를 그려본다는 자체로 즐거울 수 있다면 그 나름대로 순간의 의미가 있겠지만, 그러기엔 이 빛나는 새해 아침이 너무 아깝다.
사실 복은 그냥 오는 게 아니다. 반드시 적선(積善)의 결과다. 뭔가 선을 쌓지 않으면 절대로 복이 오지 않는다는 게 동양적인 관점이다. 동양 최고 지혜서(書)인 역경(易經)에도  이에 대해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적선지가 필유경 불적선지가 필유여앙(積善之家 必有餘慶 不積善之家 必有餘殃)이 그것이다. 선을 쌓으면 반드시 경사스러운 일이 오고, 악을 쌓으면 반드시 재앙이 뒤따른다는 뜻이다. 경사스러운 일, 즉 복 받기를 원한다면 좋은 일을 많이 해야 한다는 불멸의 가르침이다.
그렇다면 이 새해 아침에 헛된 꿈이나 망상이 아닌, 구체적으로 좋은 일들을 골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되지 않나싶다.
어쨌든 올해 모두가 좋은 일들을 많이 해서 복을 흠뻑 받는 한 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서재철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