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3대가 모이면 14명이 된다. 이중 초등학교에 다니는 손자를 빼 놓고 나머지 가족 모두의 정보가 유출됐다"

 KB국민카드·롯데카드·NH농협카드 고객들의 신상정보가 통째로 유출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관련기사 4면)

 이번 사태로 카드 3사가 정보유출 사실을 통보할 고객들의 숫자만도 8,200만명이 넘는다.

 KB국민카드가 4,320만명으로 가장 많고 NH농협카드는 2,165만명, 롯데카드가 1,760만명 등이다.

 그 피해가 얼마나 컸으면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 모두의 고객정보가 유출당한 가족도 생길 정도이다.

 실제 전주시 평화동 Y(72, 여)씨의 경우 지난 주말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3사 홈페이지를 통해 유출여부를 확인했다.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Y씨와 그 배후자는 70이 넘은 고령자로 이번 문제가 된 금융사와 현재 거래를 하지 않고 있다.

 예전에 거래를 했는지 안했는지에 대한 기억조차도 희미했다.

 하지만, 조회결과 두곳의 금융사에서 성명, 휴대전화, 직장전화, 자택전화, 주민번호, 직장주소, 자택주소, 직장정보 등이 유출됐다고 확인됐다.

 대학교 1학년인 손녀와 한달전 군대를 제대한 손자의 정보도 유출됐다.

 이처럼 심각한 사태가 벌어졌음에도 사실 확인 절차 및 해당 금융사의 대처는 분통이 터질 지경이다.

 Y씨 같이 이미 확인을 한 경우는 그래도 나은 편이지만, 고령자의 확인과 대처 방법은 불편하면서도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문제의 금융사는 피해사실 확인에 공인인증서와 휴대폰, 신용카드중 하나를 인증방법으로 택하고 있다.

 하지만, 고령자의 경우 위에 예시된 것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도 있어 해당 금융사가 고객들의 불편을 고려하지 않고 자기들 편리하게만 일을 처리할려고 한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특히, 카드번호, 유효기간, 신용등급 등 민감한 정보가 빠져 나갔지만 확인이 늦어지면서 직장인들의 하루도 불안의 연속이었다.

 전주시 인후동 P씨(45)는 "이번 카드 정보 유출이 중복돼 유출된 것으로 알려져 확인하려고 했지만, 홈페이지 접속 자체가 되지 않아 카드를 바꿔야 할지 해지해야 할지 지금도 고민중이다"고 토로했다.

 한편, 고객의 정보를 빼앗긴 금융사의 대처도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사실상 개인의 모든 정보가 빠져 나갔음에도 '비밀번호와 CVC값이 빠져 나가지 않아 카드복제는 불가능해 2차 피해는 없다'며 '카드재발급이나 비밀번호는 안 바꿔도 된다'고 홍보하는 어쩌구니 없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처럼 정보 유출이 의심되면 비밀번호 변경과 카드 재발급이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한다.

 일정기간 비밀번호을 변경하지 안으면 금융사는 비밀번호 변경을 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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