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년 새해를 맞은 여야 정치권이 '12·31개각'에 따른 감사원장과 국무위원 내정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둘러싸고 또다시 격돌할 예정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오는 3일 정부의 인사청문요청서 제출 직후 양당 원내대표간 협의를 통해 인사청문특위 구성 및 청문회 일정을 논의하고 오는 17일께 감사원장 인사청문회를 실시키로 대략적인 의견 접근을 이뤘다.

이에 따라 새해 초부터 새 내각을 둘러싼 치열한 여야 공방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이번 개각으로 집권 4년차 권력누수를 차단하고 핵심 국정과제를 추진할 동력을 얻는다는 계획으로 심기일전의 자세로 국정 주도권을 쥐고 나가겠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한나라당의 예산안 강행처리 이후 장외투쟁을 벌여온 민주당은 "청와대와 측근들을 챙겨주기 위한 정권 말기적 개각"이라며 날을 세우고 있어 인사청문회를 벼르고 있는 상황이어서 여야간 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여야는 인사청문회 정국에서 누가 승기를 잡느냐가 이명박 정권의 집권 4년차 국정과제 수행 동력은 물론 오는 4·27 재보궐선거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어, 정국 주도권을 잡기위한 여야간의 총력전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은 2일 브리핑을 통해 "연초부터 근거 없는 흠집 내기로 개각의 의미를 폄하하고 국민의 판단을 흐리게 만드는 민주당의 정치 공세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배 대변인은 "내일(3일)부터는 각 분야별로 2011년의 공식 업무를 시작하고, 국회와 정치권도 첫 일정에 들어가게 되는 만큼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런데 '입으로 한 방 먹여 승리하자'는 것이 민주당 원내대표의 신년 첫 일성이라니 국민들의 기대와 정치권의 자존심이 무너져 내린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전현희 원내대변인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한나라당에서 17일 감사원장에 대한 청문회를 열고 18일 본회에서 이에 대한 안건을 올릴 것을 제안해왔다"며 "의사일정에 합의하지는 않았으나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청와대의 내각 발표 직후인 구랍 31일 "국민을 위한 개각이 아니라 측근을 위한 전형적인 회전문 인사"라고 비난하며 "감사원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지식경제부 장관에 대한 청문회를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