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백옥선)은 지난 18일 팔복예술공장 옥상에서 음악극 '엄마의 카세트 테이프' 첫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20일 재단에 따르면 문화예술교육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이 작품은 2021년부터 3년에 걸쳐 지역민들의 구술자료들과 최정 작가의 시나리오가 만나 공연화 됐다. 1980년대 몇 안 되는 수출 역군이던 썬전자는 여성 근로자 400명이 넘는 대규모 카세트테이프 공장이었으며, 지금의 팔복예술공장이 품고 있는 전주의 근현대사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작품은 팔복예술공장의 이야기를 팔복예술공장에서 무대화 하는 공연이라는 점에서 액자식 무대와는 차별성을 갖는다. 팔복예술공장 내 유휴공간이던 옥상 공간 한가운데를 관객석으로 배치, 4면을 무대로 활용함으로써 관객이 장면에 따라 몸을 움직여 공연을 관람하는 몰입형 공연으로 제작됐다. 

이에 관객들은 1989년 썬전자의 신입사원으로 입사하는 상황극으로 들어가 배우들과 함께 20살의 선희, 정애, 후남이 되어 함께 노래하고 웃고 우는가 하면, “근로환경을 개선하라”, “부당해고 철회하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분노하기도 했다. 

배우들을 따라 극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팔복예술공장 곳곳에 남아있는 과거의 흔적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이 공연을 즐기는 관전 포인트다. 공연 종료 후에는 팔복예술공장을 돌아보며 썬전자의 흔적을 찾아보는 스탬프 투어에 참여, 한정판 굿즈도 받을 수 있다. 

한편 '엄마의 카세트테이프'는 역사가 조명하는 위인이나 영웅은 아니지만, 지금의 전주를 있게 한 우리 주변의 작은 영웅들을 마주하는 이야기다. 가족, 친구, 동료, 특히 부모님과 함께 손잡고 함께 보면 좋을 만한 전주의 공연이다. 

첫 공연을 마친 '엄마의 카세트테이프'는 앞으로 총 9회의 공연을 남겨두고 있다. 상반기에는 5월 25일부터 6월 8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 하반기는 9월 7일부터 21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 오후 2시에 운영된다.

공연 예매는 전주티켓박스 누리집을 통해 선착순 사전 예매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재단 예술놀이팀(063-283-9221)으로 문의하면 된다.

/장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