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바람을 피운다고 의심할만한 몇 가지 사유가 있다. 스마트폰 패턴을 요상하게 바꾸더니 수시로 통화나 문자기록을 삭제하는 일, 옷을 자주 바꿔 입거나 옷 타령을 하는 행위, 갑자기 세차를 자주 한다거나, 휴대폰 전화를 하면 ‘지금은 고객이 응답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멘트가 나오는 일, 회사 앞에서 우연히 만났다는 친구가 늘었다는 변명을 늘어놓는 행위, 이밖에 갑자기 의식주 생활습관이 변했다거나 짜증과 변명이 늘었다고 생각하는 남자는 한 번쯤 의심해봐야 한다.
  반면 여자가 바람기가 있다고 의심할만한 사유도 있다. 첫째, 성장과정과 가정환경에 문제가 있는 여자다. 편부, 편모 또는 이혼과 재혼을 했던 가정에서 성장한 여자들은 그 소싯적 상처라는 게 쉽게 아물지 않는다. 자신도 모르게 그 스스로 상위자아(上位自我)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기 때문이다. 둘째, 신변정리가 잘 안 되는 여자다. 자기 주변 정리, 즉 최소한 방청소도 안하고 사는 여자는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 결혼해서도 싱크대에 아침 먹은 설거지 그릇이 저녁까지 남아 있는 여자라면 가정주부로서는 빵점이다. 최소한의 일처리도 못하는 여자는 가정도 못 꾸린다고 봐야한다. 셋째, 결혼 후에도 유난히 친구모임이나 회식이 많은 여자, 술 좋아하고 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여자. 이런 여자도 바람피울 개연성이 다분하다. 넷째, 허영심 많고 남과 비교하기 좋아하는 여자다. 이건 결국 돈 때문에 바람을 피우게 되는 것이다. 여자는 생활비에 쪼들리면 남과 자신의 삶을 비교하는 성향이 있다.
  그런데 남편이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심증은 있지만 명백한 증거가 없어 속만 끙끙 앓고 힘겨워하는 여자들이 의외로 많다. 여자는 증거수집에 매우 약하다. 이미 이성을 잃었기 때문이다. 여자는 감정적인 동물이기에 걸리적거리는 게 있으면 그것에만 집중하고 주변을 둘러보지 못한다. 확실한 증거를 찾으려고 나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증거를 찾는데 대화로 찾으려고 하기 때문에 쉽게 못 찾는다. 남자는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여자는 거짓말 탐지기도 없이 심문만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바람피는 남편을 잡으려면 확실한 물증이 필요하다.
  인간은 왜, 혼외정사를 하게 되는 것일까? 인간은 왜, 배우자 한 사람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것일까? 이는 인간에게서만 볼 수 있는 특유의 행동인가, 아니면 다른 영장류에게서 볼 수 있는 생물학적 현상인가. 인간의 혼외정사는 어떤 무의식적 원인을 가지고 있는가. 과연 혼외정사를 예방하는 길은 없는가.
  최근 채동욱 검찰총장이 ‘혼외 아들’을 두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다. 매우 충격적이다. 조선일보는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채 총장 ‘혼외 아들’ 기사를 연이어 보도하고 있다. 보도에 의하면 채 총장이 10여년간 한 여성과 혼외 관계를 유지하며 그 사이에서 아들을 얻었고, 그 아들은 이미 미국으로 출국했다는 것이다. 채 총장은 검찰 내부통신망에 올린 글에서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력히 부인했다. 그는 “검찰총장으로서 검찰을 흔들고자 하는 일체의 시도들에 대해 굳건히 대처하면서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검찰 본연의 직무 수행을 위해 끝까지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총장 개인에 대한 공세를 넘어 검찰 조직 전체를 길들이려는 의도가 이번 보도에 작용했다고 본 것이다. 현재로서는 의혹의 진위를 명확히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법 집행을 책임지는 검찰총장이 혼외 관계에서 자식까지 뒀다면 사생활 문제로만 치부하기는 어렵다. 권력을 가진 고위공직자들에게는 그만큼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된다. 이 문제에 대해 채 총장은 보다 적극적으로 해명할 필요가 있다.
  채동욱 검찰총장은 서울 출신이지만 부친의 고향이 군산이고, 모친은 익산으로 알고 있다. 전북과 연고가 있고 인연이 깊다. 그리고 그가 한때 전주지검장을 역임했기에 도내에선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우리는 채 총장 의혹의 진위와 별개로 느닷없이 이런 의혹이 불거졌는지 강한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채동욱 검찰’과 여권 사이의 긴장관계 때문이다. 채 총장 취임 후 청와대와 새누리당에서는 ‘검찰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이다. 검찰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기소하며 공직선거법까지 적용하자 여권을 비롯한 보수진영에서는 노골적인 ‘채동욱 비토론’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검찰 내부에서는 국정원이 채 총장 관련 의혹을 보수언론에 흘린 것으로 의심하는 모양이다. 내란음모 사건으로 정국 주도권을 쥔 여권이 국정원의 힘을 빌려 채 총장 체제를 흔드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아무튼 채 총장 ‘혼외 아들’ 의혹은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 그러나 만약 검찰을 길들이려는 불순한 음모가 있다면 그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신영규/전북문협신문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