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술계에서 한국화는 존립마저 위태로운 비주류에 속한다고 한다.

이유는 서구화, 현대화가 이루어지며 예스럽고 구태의연한 것으로 평가절하 된 측면이 있다고 한다. 너무 단편적이고 표피적 이유로 수천 년을 이어 온 표현 방식이 자본의 정직한 시장 원리에 의해 외면 받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시대 배경 속에 한국화가 오광해 초대 개인전 '묵묵현답(墨墨賢答)'이 오는 16~30일 기린미술관에서 열린다.

오광해 작가에 따르면, 시장 유통을 목표로 두지 않는다면 어떤 유행이 오든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작업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당연하며, 그렇지 않다면 평생 모든 것을 감내하고 지속할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제 동양화나 서양화를 먹을 사용하는지 기름물감을 사용하는지와 주로 다루는 그림의 소재로 구분하는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오 작가는 현재까지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소통 방법으로 적합한 것이 그림이었고 익숙한 도구로는 한지에 붓과 먹을 주로 사용하다 보니 수묵화에 속해 있었다고 한다.

오 작가는 "그동안 예술 사조나 시장의 주류를 무시한 것은 아니지만 내 표현 방식과 도구에 한계를 느껴 본 적은 없었다며 지필묵과 함께 氣韻生動이나 文氣나 여백은 낡은 재료와 개념이 아니고 오랫동안 사용해 왔던 한국 사람의 '한국화'의 정체성과도 걸맞는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한국화 또는 동양화라고 해도 상관없다. 점점 장르 구분 자체가 무의미 해 지고 용어 정립이나 정의에 따라 작업을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이어 "물론 탈 매너리즘과 새로운 창작과 표현의 경계 타파를 지향 할 때 고전을 수용한 법고창신이 가능함은 한국화도 수묵화도 예외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오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서 소나무, 정물, 산수, 모란촌, 동거 등 작품을 선보인다.

끝으로 그는 "전시를 자주 하지 않지만, 한가지 전시 주제의 일관성을 좋아하지 않는다. 많은 기간이 흘렀다면 다양한 결과가 생기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에서다. 내가 한국행위예술가협회 작업에 참가하는 것도 한국화의 다소 고답적인 시각의 고착화를 피하기 위한 일환일 수 있다."며 "하지만 금맥을 발견하듯 새로운 재료와 기법의 발견과 발굴에 혈안이 되거나 현대미술에 멱살을 잡히고 싶지는 않다. 그동안 열린 선택으로 벼려왔던 작업의 가치를 믿는다"고 이번 전시회와 관련 소감을 밝혔다. /김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