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에세이>생명 연장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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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 영생의 생명체가 있을까. 최근의 기사를 보면 그런 생명체가 있는 것처럼 언론사들은 보도하고 있다. 플라나리아. 이 편형동물이 몸 안에서 유전자를 끊임없이 복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3만여년 전의 씨앗에서 기적처럼 꽃이 피어났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러나 좀 더 생각해보면 둘 다 불멸의 생명체는 아니다. 길어야 팔구십년을 살다가 가는 우리 인생들의 입장에서는 그 같은 소식이 대단하지만 말이다.
그래도 플라나리아의 특성을 발견한 것은 고무적이다. 3만 년 전의 씨앗의 조직에서 채취한 생명체가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도록 한 것은 인간 승리라고 할 만한 업적이다. 편형동물인 플라나리아의 자기 복제를 연구하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3만여 년 전의 식물의 씨앗에서 싱싱한 생명체를 되살려낸 작업 또한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 같은 연구들은 높이 평가돼 마땅하다. 그 같은 연구가 불멸의 생명체까지는 아니라도 생명 연장의 실마리를 제공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그럼 영국의 플라나리아 연구 쪽에 관심의 초점을 모아보자. 노팅엄 대학교의 아지즈 아부베커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은 플라나리아가 끊임없이 복제하면서 노화를 극복해 죽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 연구 결과는 삼 년 전 2월 27일자 국립과학원 회보에 발표됐다. 그 연구가 일반인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인간 세포의 노화를 늦추려는 연구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플라나리아를 유성(有性)생식군과 무성(無性)생식군으로 나누어 관찰했다고 한다. 그 결과 양쪽 다 개체를 죽지 않게 하는 효소를 계속 생성하는 방식으로 근육이며 피부며 내장을 재생시켰는데 심지어는 뇌까지도 그렇게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아울러 염색체 말단에서 염색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텔로미어(telomere)가 노화 방지에 주요한 기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텔로미어가 짧을수록 노화가 빠름을 알게 된 것이다.
유성생식에서 대부분의 개체는 초기 성장에서 효소가 활발하게 활동하지만, 플라나리아는 무성생식에서도 초기재생 과정에서 효소 활동이 극적으로 높아진다고 아부베커 연구원은 설명했다. 없어진 세포조직을 메우려고 줄기세포가 분할 할 때도 텔로미어를 간직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보도의 내용은 계속된다. 연구비의 일부를 댄 ‘생명공학ㆍ생물학 연구회의’의 더글러스 켈 전무는 흥미진진하다는 반응이다. 그러면서 그는 “노화와 관련한 일련의 과정을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그 연구 결과에 대해서 “인간을 포함해 동물들의 여러 개체가 오래 살게 하고 건강 또한 증진시킬 것”이라고 부언했다.
이번에는 러시아 쪽으로 눈길을 돌려보자. 보도에 따르면 일단의 연구진들이 시베리아 콜리마 강 부근의 지하 38m에서 씨앗들을 채취했다. 그들은 매머드 등 동물 뼈가 묻혀 있는 지하를 조사하던 중이었다. 북극다람쥐가 오래 전에 구멍을 파고서 저장해두었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는데 거기에는 식물의 열매와 씨앗이 약 60여만 개나 있었다. 그리고 채취할 당시에 그 현장의 온도는 영하 7도였다. 러시아의 연구팀은 채취한 열매들을 조사했는데 방사선탄소연대측정법으로 알아 본 결과 씨앗들의 나이가 무려 3만년하고도 1800년이나 됐다.
연구진들은 씨앗들을 발아시키려고 수차례 시도했으나 실패를 거듭했다. 처음에는 씨앗 그 자체를 발아시키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연구진들은 생각을 바꾸었다. 동물로 치면 태반의 줄기세포에 해당하는 부분의 조직을 배양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 식물은 석죽과 장구채 속의 식물이라는데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을 보니 그 꽃의 모양새가 패랭이꽃 비슷하다. 그런데 꽃의 색깔이 붉지 않고 하얗다. 많은 녹색 잎 위에 가느다란 줄기 두 개가 위로 솟아있는데 그 끝부분에 하얀 꽃 네 송이가 피어있다. 그리고 각각의 꽃송이는 꽃 조각이 다섯 개이다. 그런데 그 꽃의 학명은 ‘실레네 스테노필라’로 명명됐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이 아주 오래된 식물의 씨앗을 되살려 낸 기록으로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많지 않다. 그중에서 특기할 만한 것을 들자면 이스라엘의 연구진이 2006년에 발아시킨 대추야자가 열매가 있다. 마사다 요새에서 채취한 것이라 거의 2천 년 전의 것임에 틀림이 없다. 그리고 중국에서도 놀라운 보고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약 1300년 전의 씨앗을 발아시켜 연꽃을 피워냈던 것이다.
이희찬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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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플라나리아의 특성을 발견한 것은 고무적이다. 3만 년 전의 씨앗의 조직에서 채취한 생명체가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도록 한 것은 인간 승리라고 할 만한 업적이다. 편형동물인 플라나리아의 자기 복제를 연구하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3만여 년 전의 식물의 씨앗에서 싱싱한 생명체를 되살려낸 작업 또한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 같은 연구들은 높이 평가돼 마땅하다. 그 같은 연구가 불멸의 생명체까지는 아니라도 생명 연장의 실마리를 제공해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그럼 영국의 플라나리아 연구 쪽에 관심의 초점을 모아보자. 노팅엄 대학교의 아지즈 아부베커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팀은 플라나리아가 끊임없이 복제하면서 노화를 극복해 죽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 연구 결과는 삼 년 전 2월 27일자 국립과학원 회보에 발표됐다. 그 연구가 일반인들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인간 세포의 노화를 늦추려는 연구에 청신호가 켜진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연구팀은 플라나리아를 유성(有性)생식군과 무성(無性)생식군으로 나누어 관찰했다고 한다. 그 결과 양쪽 다 개체를 죽지 않게 하는 효소를 계속 생성하는 방식으로 근육이며 피부며 내장을 재생시켰는데 심지어는 뇌까지도 그렇게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아울러 염색체 말단에서 염색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텔로미어(telomere)가 노화 방지에 주요한 기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텔로미어가 짧을수록 노화가 빠름을 알게 된 것이다.
유성생식에서 대부분의 개체는 초기 성장에서 효소가 활발하게 활동하지만, 플라나리아는 무성생식에서도 초기재생 과정에서 효소 활동이 극적으로 높아진다고 아부베커 연구원은 설명했다. 없어진 세포조직을 메우려고 줄기세포가 분할 할 때도 텔로미어를 간직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이다.
보도의 내용은 계속된다. 연구비의 일부를 댄 ‘생명공학ㆍ생물학 연구회의’의 더글러스 켈 전무는 흥미진진하다는 반응이다. 그러면서 그는 “노화와 관련한 일련의 과정을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그 연구 결과에 대해서 “인간을 포함해 동물들의 여러 개체가 오래 살게 하고 건강 또한 증진시킬 것”이라고 부언했다.
이번에는 러시아 쪽으로 눈길을 돌려보자. 보도에 따르면 일단의 연구진들이 시베리아 콜리마 강 부근의 지하 38m에서 씨앗들을 채취했다. 그들은 매머드 등 동물 뼈가 묻혀 있는 지하를 조사하던 중이었다. 북극다람쥐가 오래 전에 구멍을 파고서 저장해두었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는데 거기에는 식물의 열매와 씨앗이 약 60여만 개나 있었다. 그리고 채취할 당시에 그 현장의 온도는 영하 7도였다. 러시아의 연구팀은 채취한 열매들을 조사했는데 방사선탄소연대측정법으로 알아 본 결과 씨앗들의 나이가 무려 3만년하고도 1800년이나 됐다.
연구진들은 씨앗들을 발아시키려고 수차례 시도했으나 실패를 거듭했다. 처음에는 씨앗 그 자체를 발아시키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연구진들은 생각을 바꾸었다. 동물로 치면 태반의 줄기세포에 해당하는 부분의 조직을 배양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그 식물은 석죽과 장구채 속의 식물이라는데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을 보니 그 꽃의 모양새가 패랭이꽃 비슷하다. 그런데 꽃의 색깔이 붉지 않고 하얗다. 많은 녹색 잎 위에 가느다란 줄기 두 개가 위로 솟아있는데 그 끝부분에 하얀 꽃 네 송이가 피어있다. 그리고 각각의 꽃송이는 꽃 조각이 다섯 개이다. 그런데 그 꽃의 학명은 ‘실레네 스테노필라’로 명명됐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이 아주 오래된 식물의 씨앗을 되살려 낸 기록으로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많지 않다. 그중에서 특기할 만한 것을 들자면 이스라엘의 연구진이 2006년에 발아시킨 대추야자가 열매가 있다. 마사다 요새에서 채취한 것이라 거의 2천 년 전의 것임에 틀림이 없다. 그리고 중국에서도 놀라운 보고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이 된다. 약 1300년 전의 씨앗을 발아시켜 연꽃을 피워냈던 것이다.
이희찬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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