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부패한 종교의 공통적이며 상습적인 거짓말이 하나 있다. 바로 ‘돈을 바치면 복을 받는다.’ 라는 말이다. 이는 특히 기독교 역사의 그늘 속에서도 가장 오래된 거짓말 중의 하나다. 심지어 중세 교회 사제들은 여기에 한 술 더 떠서 돈을 바치면, 이미 죽어 연옥에서 고생하고 있는 다른 가족들의 영혼도 즉시 천국으로 직행할 수 있다고 기만을 하였다. 속된 말로 참 환장할 일이다.
  여기서 우리가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하나님께서는 돈이나 받고 복을 주시는 분이 절대 아니라는 사실이다. 하나님께서 재물이 너무 부족하셔서 미천한 인생들과 돈으로 거래하실까? 돈을 바쳐야 사업이 잘되고 부자로 만들어 준다는 저속한 사상은 ‘맘몬의 가르침’이다. 동시에 그것은 성황당 미신이기도 하다. 이는 예수를 따라 나누고 돕고 고난 받는 ‘제자 된 삶’이 아니라, 편함과 안일만을 따르는 ‘이교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이 땅에 계실 때 우리에게 분명히 가르쳐 주셨다. 마음이 가난한 것이 복이고, 애통하는 것이 복이고, 온유한 것이 복이고, 의에 주리고 목마른 것이 복이고, 긍휼히 여기는 것이 복이고, 마음이 청결한 것이 복이고, 화평케 하는 것이 복이고, 그리고 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는 것이 복이라고 하셨다.
  과연 예수를 따른다는 신자들에게 이것보다도 더 크고 귀한 다른 복이 있을까? 세상 사람들은 돈 많이 벌어 잘 먹고 잘 사는 게 제일 좋은 복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예수님은 오히려 부자 청년에게 “네 소유를 다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나를 따르라.”고 하셨다. 그럼에도 일부 목사들은 물욕에 사로잡혀 성경을 객관적이며 종합적으로 가르치지 않는다. 아울러 자신의 설교와 실제 처신이 서로 크게 다르다. 예를 들면 많은 목사들이 “네 보물 있는 그곳에는 네 마음도 있느니라.”는 구절을 자주 인용하며 신도들에게 재물을 하늘에 쌓으라고 헌금을 강요한다. 그런데 정작 자신들은 왜 재물을 땅에다 쌓고 있는지 이해가 안 간다. 만약 자신들의 설교가 옳다면, 스스로 과소유한 재물을 털어서 교회에 바치거나 가난한 이들을 돕거나 하여 하늘에 쌓아야 할 것이다. 왜, 자신들은 은행이나 부동산에 돈을 쌓아 두고 호화주택과 고급 승용차를 굴리며 사는지 모르겠다. 입으로 하는 설교와 삶으로 보여 주는 설교가 너무 딴판이다. 그래서 ‘개독’(기독교를 비하하는 말)이라는 말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사실 있는 그대로 마음을 다해 자발적으로 하는 헌금은 매우 소중하다. 건실한 교회 운영을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적은 사례비에 연연하지 않고, 검소하게 사시며 묵묵히 교회를 섬기는 존경할만한 목사들도 많다. 반면에 틈만 나면 성경을 왜곡하며 돈을 바치라고 신도들을 압박하는 극히 세속적인 목사들이 문제다. 심지어는 “십일조 안 하면 구원 못 받는다.”고 노골적으로 헌금을 강요한 목사도 있다. 이에 대한 성경적 근거는 아예 논할 가치마저 못 느껴 생략한다. 다만 현재 세계에서 십일조를 실제 제대로 하고 있는 신도는, 가톨릭을 포함하여 아무리 크게 보아도 전체 기독교인의 10%도 안 될 것이다. 그러니 이는 루터의 종교개혁 이후 유일한 ‘십일조 왕국’인 한국교회와 미국의 극히 일부 교단 교인들에게만 구원이 있다는 매우 사이비한 주장처럼 들리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경우든 헌금은 반드시 자발적이어야 한다. 분위기를 조장하여 인위적으로 압박하거나 강요하는 헌금은 비성경적이며 부끄러운 것이다. 그리고 돈을 바쳐야 복을 받는 것이 아니라, 제자 된 삶 그 자체가 바로 복이다. 교회는 사랑으로 모여야지, 돈으로 모여서는 안 된다.
  한국교회는 이제 ‘돈’이라는 음란한 우상을 내려놓고, ‘돈이 없어도 다닐 수 있는 교회’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주님의 몸 된 교회는 믿음이 크거나 가진 자들만이 나서서 설치는 쇼 무대가 되기보다는, 믿음이 부족하거나 가난한 형제들도 편안하게 동참하고 나눌 수 있는 ‘쉴만한 물가’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모든 신도들이 서로의 부족함을 감싸 주며 아무런 선입관과 차별 없이, 진리 안에서 참된 자유와 사랑을 마음껏 공유하며 누릴 수 있는 ‘복된 믿음의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 교회는 용서받아야 하는 죄인들의 모임이지, 의인들만을 모으는 수도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신영규/전북문협신문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