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종교백화점(?)’이라 할 만큼 수많은 종교가 있다. 2008년 말 현재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자생ㆍ외래 교단ㆍ종파는 510여 개로 조사됐다. 오랜 세월 단일 민족으로 살아온 조건에서 이처럼 다양한 종교가 존재하는 것은 세계에서 드문 사례라고 한다. 이는 최근 우리 사회가 다민족ㆍ다문화로 나아가는 현실에서 앞으로 우리나라 종교는 더 다양해질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한국의 종교 현황(2008년도)’ 자료에 따르면 불교ㆍ천주교ㆍ원불교는 1995년과 견줘 신도 수가 늘었고, 개신교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개신교가 줄어든 이유는 우리 사회에서 기독교가 간혹 문제를 일으키는 탓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흔히 대부분 사람들은 기독교를 정의할 때 추상적인 개념으로 이해하려고 하는 성향이 있다. 즉, 그들이 이해하는 기독교란 이와 같은 것들이다.
 ‘기독교는 사랑의 종교다.’ ‘기독교는 부활의 종교다.’ ‘기독교는 생명의 종교다.’ ‘기독교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기독교를 어떻게 정의해야 하고,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이에 대해 필자는 기독교는 현존하는 세상의 질서를 이해하는 하나의 세계관으로 정의되어야 하며 동시에 기독교를 이렇게 이해를 해야만 기독교가 맹목적인 신앙을 강요하는 하나의 종교로 빠지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기독교를 세계관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나아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기독교 신앙은 언제든지 맹목적으로 강요되어지는 또 하나의 종교적 신앙으로 변질될 소지가 있다.
  오늘날 많은 교단과 교리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어느 것이 진짜 하나님의 말씀이고 하나님의 뜻에 맞게 가르쳐주는지 일반 성도들은 잘 분별하기 어렵다. 왜, 그럴까? 그것은 성경을 스스로 공부하지도 않고, 기도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보통 이러한 성도를 가리켜 ‘가나안 성도’라고 일컫기도 한다. ‘가나안 성도’는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은 가지고 있지만 현재 교회에 출석하지 않으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을 찾아 다녔듯이 ‘새로운 교회’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을 말한다. 그리고 ‘가나안’이라는 말을 거꾸로 읽으면 ‘안나가’라는 말이 되는 것과 같이 교회를 나가지 않는, 또는 의도적으로 기성 교회를 거부하는 사람들을 가리키기도 한다. 현재 가나안 성도의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하게 추정키는 어렵지만 필자도 가나안 성도에 속한다. 다만 우리 주변에서 기독교인이지만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사람들을 쉽게 접할 수 있으며, 꽤 많다는 말을 듣고 있는 것뿐이다.
  그런데 기독교인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예수 믿으라고 강요하는 건 도저히 이해가 안 가고 때론 ‘한심하다.’는 생각까지 든다. 이들은 말하기를 “죄의 삯은 사망입니다.” “주 예수를 믿으십시오.” “예수를 믿어야 영생을 얻습니다.” “예수 믿으면 천국가고 예수 안 믿으면 지옥 갑니다.” 하고 외친다. 이들은 5-6명씩, 많게는 10여명 이상 떼를 지어 다니며 오른손에는 나무 십자가를 들고, 양 옆구리에는 핸드마이크를 한 대씩 둘러맨 채 인파가 많은 곳을 가로지르며 예수 믿을 것을 강요하며 목청을 높인다. 특히 이들이 외치는 말 중 가장 귀에 거슬리는 내용은 ‘믿음천국’, ‘불신지옥’이다. 즉, 예수 믿으면 천국가고 안 믿으면 지옥 가는 것이다. 과연 예수 믿으면 천국가고 안 믿으면 지옥 갈까?
  하나님은 인간을 만들어놓고 천국(에덴동산)에서 강제로 쫓아낸 이후로 지금까지 자신을 믿어달라고 외친다. 자신을 믿지 않으면 영원히 꺼지지 않는 유황불에 던져 넣겠다는 협박을 하기도 한다. 사랑의 신(神)이 에덴동산에서 이유 아닌 이유를 붙여 인간을 내쳤다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또 자신이 직접 지옥도 만들어 자신이 만든 인간을 자신을 믿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옥에 쳐 넣겠다는 것은 정상적인 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신(神)이라면 인간 모두가 자신을 믿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분이다. 그런데도 이들은 ‘믿음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며 거리로 나와 행인들의 교통을 방해하면서 거리전도를 하고 있다. 성경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은 탓인지 몰라도 필자로선 선뜻 이해가 안 간다. 따라서 ‘믿음천국’, ‘불신지옥’을 내세우며 예수 믿으라고 강요하는 것은 한마디로 대국민협박이나 다름없다. 

신 영 규/전북문협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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