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내 거리를 걷다 보면 간혹 노방전도(거리전도)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이들의 전도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예수 믿고 천국 갑시다.’라는 어깨띠를 두르고 서너 명씩 짝을 지어 지나는 행인들에게 비닐봉지에 담은 사탕 몇 개와 전도지를 나눠준다. 어느 교회에서는 아침 출근길 도로에 늘어서서 적색신호에 멈춰 선 자동차 창문으로 음료수나 생수를 넣어주기도 하며, 또 어느 교회에서는 이쑤시개나 피부약을 나눠주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또 다른 교회에서는 도로 가장자리에 서서 기타를 치며 찬송을 부르고 확성기를 통해 ‘예수 믿읍시다. 예수 믿고, 구원 받고, 천국 갑시다.’라고 고성을 지르기도 한다. 특히 전주 중앙성당 앞 시내버스 정류소에 가면 50대 초반의 남성이 시내버스가 정차할 때마다 승객을 상대로 ‘예수 믿으세요. 예수 믿고 천국가세요.’라는 구호를 외치며 매일 노방전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과연 ‘이 같은 전도방법이 주효하고 정상적인 것인가?’ 라는 질문에는 ‘아니오.’ 라고 답하고 싶다. 사탕 몇 개 얻어먹는다고, 음료수 한잔 얻어 마신다고, 예수 믿으라고 소리 지른다고 전도가 될 리는 만무하다. 이는 자신의 교회 홍보효과에 불과하다.
  한때 노방전도는 한국교회 성장의 주요 동력이었지만, 우리 사회의 변화에 따라 최근에는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교계 안에서도 노방전도를 어떻게 봐야 할지 논란이 되고 있다. 어떤 이는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줄 뿐 아니라 기독교가 더욱 욕을 먹는 모습을 볼 때 노방전도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힌 반면, 어떤 이는 “복음의 근본가치에서 본다면 복음은 공공성을 뛰어넘는 가치이기 때문에 선포할 수밖에 없다.”고 맞서기도 한다.
  언젠가 감리교청장년회가 시민 수백 명에게 ‘노방전도’에 대한 생각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신문기사에서 읽은 적이 있다. 설문에서 75%가 공공장소에서의 노방전도는 싫다고 답했다. 좋다는 응답은 9%에 불과했다. 노방전도 후 교회에 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냐는 질문에는 90%가 아니라고 답했다. 또한 서울 모 교회 목사가 서울 명동 한복판에서 19년째 노방전도활동을 해왔는데, 한 시민의 신고로 이 목사는 도로교통법 등의 위반 협의로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입건 된 목사는 같은 교회 신도들과 현수막과 확성기를 사용해가며 소음과 통행 방해 등으로 주변 상인과 행인들에게 상당한 불편을 끼쳐왔다는 것이다.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전도할 필요가 있는지 깊이 생각해볼 일이다. 물론 신앙은 자유이고, 표현의 자유까지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신앙은 강요할 수 없고, 강요당해서도 안 된다. 강요한다고 해서 신앙이 생겨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수가 좋으면 저 혼자 믿지 왜, 거리로 몰려나와 행인들에게 피해를 주는지 모르겠다. 사실, 기독교는 맹목적 신앙을 강요하고 있다. 잔소리 말고 무조건 믿고, 무조건 순종하라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성경이 말하는 기독교의 신앙관이 아니다. 이와 같은 ‘무조건 신앙’은 성경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성경은 무조건 신앙관을 철저하게 배격하고 있다. 다시 말해 성경은 무조건 믿으라고 말하지 않는다. 성경은 충분히 믿을 만한 내용을 제시한 후에 이를 받아들이고, 믿고, 나아가 이러한 세계관을 지향할 것을 우리 인간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즉, 성경은 충분히 믿을 만한 내용을 우리 인간들에게 제시하고 있다. 이를 다르게 표현한다면 기독교는 믿음의 내용을 인간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노방전도가 한계에 이르게 된 데는 교회의 잘못과 사회문화적 변화에 원인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한국교회에 대한 사회적 신뢰도가 바닥으로 치달으면서 교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전도활동을 보는 시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대화와 소통을 중요시하는 문화가 우리 사회에 자리 잡은 가운데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일방적 성격의 노방전도는 설득력을 잃고 있다.
  이제 노방전도 방법을 바꿔야한다. 이런 전도법은 전혀 먹혀들지 않는다. 심지어 노방전도를 하면 정신병자 취급까지 받게 된다. 요즘 시대는 스마트시대다. 그런데 아날로그식 전도방법이 통할 수 있겠는가? 이제 전도도 스마트시대에 맞게 과학화 첨단화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전도만은 여전히 아날로그식이다. 따라서 노방전도법은 도리어 기독교인의 인식만 나빠지고, 조롱거리로 전락할 수가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신 영 규/전북문협신문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