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에 고질이 하나 있다. 그것은 운전자들의 뺑소니 습관이다. 지금도 도로 곳곳을 보면 교통사고 당시의 목격자를 찾거나 가해차량에 대한 정보를 묻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그 플래카드들을 보다보면 가슴이 답답할 때가 많다. 사건이 해결되지 않았음을 짐작케 하는 오래 된 플래카드도 있는 까닭이이다. 그것은 우리 지역사회가 뺑소니에 대해서 얼마나 무심한가를 알게 해주고 있다.
뺑소니 사고를 알고도 침묵하는 것은 안 된다. 교통사고 현장을 잘 아는 목격자라면 사실을 그대로 밝혀야 한다. 자기와 상관없는 일에 참견해봤자 생기는 것 없이 성가시기만 하다며 눈을 감지 말라는 것이다. 뺑소니 운전자는 끝끝내 법의 엄한 심판을 받게 해야 한다. 뺑소니 운전자들은 대개의 경우 음주운전자이다. 음주운전도 안 될 일이지만 뺑소니는 더더욱 안 될 일이다. 뺑소니가 다른 강력범죄와 함께 공분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명백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살인 범죄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달 9일 자정 무렵, 전주시 효자동 정혜사 입구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도 그런 경우이다. 쓰러진 채 발견된 김 모 씨는 발견 당시 많은 피를 흘린 상태였는데 운전자가 사고를 내고서 그냥 달아나 버렸다. 사고를 낸 그 즉시에 병원으로 데려갔더라면 살릴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비극이 도내에서 자주 벌어지고 있다. 작년만 해도 547건이 발생해 18명이 사망하고 929명이 부상을 당했다. 그런데 올해의 경우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이제 겨우 석 달이 지났을 뿐인데도 88건에 140명의 사상자를 내고 있다.
뺑소니 운전자는 끝까지 추적해 엄벌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혜사 입구의 현장에서 사고를 내고 도망친 운전자를 끝까지 추격해 붙잡은 택시기사 유 모 씨는 모범이 되기에 충분하다. 경찰 당국은 뺑소니 운전자들을 상대로 전쟁을 벌여야 한다. 뺑소니를 치고 잠적한 운전자들을 끝까지 추적해서 법정에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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