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치유 능영아호<專氣致柔 能?兒乎 - 기를 집중 부드럽게해 어린아기 처럼
될 수 있는가>
척제현람 능무자호<滌制玄覽 能無疵乎 - 가물한 거울(마음)을 깨끗이 씻어 티
가 없게할 수 있는가>
노자도덕경에 나오는 말이다. 기를 오로지하여 우리 몸을 부드러운 갓난애 처
럼 만들라는 이 전기치유 능영아호라는 가르침에서 옛날부터 기공(氣功), 쿵후, 단전호흡 등이 개발됐다. 엄밀한 의미에서 늙는다는 것은 굳어짐의 과정이고, 죽는다는 것은 몸의 완전 굳어짐을 뜻한다. 사실 어린아기는 모든 관절이 유연하고 근육이 야들야들하고 피부가 탄력성을 지니는 등 부드럽기 그지없다.
건강법이라는 것도 그 지향점이 우리 몸을 부드럽게 가꾸는 것으로 모아진다.
그런가 하면, 세태로 더러움에 찌들기 쉬운 우리 마음을 항상 닦고 비워 만물
이 그대로 비치게끔 하라는 ‘척제현람 능무자호’라는 가르침에서 무(無)와
빔(虛)을 강조한 노자적 마음 닦는법들이 개발됐다. 여기서 현람이란 원래 우
주의 거울을 뜻한다. 만물을 비추는 우주의 거울이라면 분명 우리의 마음일 터다. 그 마음에 더러운 티가 끼이지 못하게 늘 노력하라는 권유다. 결국 이 두 구절은 우리 몸을 이루고 있는 심신(心身)의 수양방법을 간결하면서도 아주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아무튼 그 구절, ‘전기치유 척제현람’이란 그 말이 너무 좋아 기자도 매년
연초가 되면 비록 못 쓰는 붓글씨지만 붓을 잡는다. 또 업무노트 앞 쪽에다도
적어놓고 가끔 그 깊은 뜻을 헤아려보지만 실천이 쉽지 않다. 우선 치유(致
柔), 즉 부드러움에 이르기 위해선 운동 못지않게 섭생이 중요한데 외식이 많
은 기자의 입장에서 늘 한계를 느낀다. 경직을 부르는 업무상 스트레스와 일상의 바쁨도 방해요인이긴 마찬가지다. 척제(滌制), 즉 늘 마음을 닦아내는 일도 무척 어렵다. 첨예한 이해관계에 얽혀있는 사회에서 ‘나 홀로’가 용납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들은 엄격한 의미에서 한낱 핑계에 지나지 않을 터. 본인의 의지와 실천이 중요하지 않나싶다.
                                                  /서재철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