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법을 준수해야 될 공무원이 되려 시공과 관련된 법을 지키지 않은 주범(?)으로 전락해 애꿎은 시공사만 억울한 입장에 처해 버렸다.[본보 27일 7면, 28일11면]

 

순창군이 시행하는 사업을 발주하기에 앞서 해당 부서간 도로법과 관련된 인,허가절차 등 협의를 등한시해 실수라 치기도 모호하고 빼지도 박지도 못할 경우의 수를 두고 말았다.

 

해당 공무원은 "주민편의를 위해 조급하게 서두른 일이 되려 잘못을 저지른 결과를 가져왔다"면서 "돌다리도 두드리며 건넜어야 했는데 이를 지키지 못해 되려 시간을 지체할 수 밖에 없는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는 해명이 전부일 뿐 그저 '꿀 먹은 벙어리' 신세다.

 

그 덕분에 27일 해당 시공사에는 공사중지 명령이 떨어졌다. 이미 상당한 공정률을 보였지만 뒤늦게 떨어진 '원상복구'라는 의사(?) 처방이 시공업체가 손해를 보거나 말거나 그들이 내릴 수 있는 유일한 처방약이 됐다.

 

이를두고 일부에서는 해당 직원의 잘못만도 아니라는 시각이 상존한다. 사정이 비슷한 처지로 한 몫 거든 건설과 소속 과장과 도로계 담당 그리고 이에 가세한 그 관계자들을 겨냥한 불똥이다.

 

먼저 수시로 현장을 점검해야 될 공무를 소홀히 한 탓이 크고 시공현장 옆 주변 도로를 평소 허술하게 관리했다는 반증이 이번 불난을 더욱 부채질한 결과로 지목됐다. 이들 또한 쉬이 넘어갈 일이 아니고 경중을 따져 물어 문책이 뒤따라야 마땅하다.

 

이런 상황을 빗대 주민들은 "통상적으로 내땅에 공사를 하려해도 기관의 허가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게 현실이다"며 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하물며 법을 위반해서는 안될 군이 앞장서 불법시공을 주선해 준 엉터리 행정을 보여줘 '우세'를 톡톡히 치를 형편이다.

 

또 긴급한 사안을 제외하고는 도로점용허가를 취득하지 않을 경우 공사를 할 수 없는 것이 그들이 관련법을 들어 상시 내세우는 원칙이다.

 

그런데도 이번 사업은 예외였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든 '억지사업'에 기록될 일이다. 결국 입이 열개라도 군이 스스로 앞장서 불법을 조장시킨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난이 확산조짐을 보이고 있고 또 이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런 그들의 행보가 특히 궁금하다. 유리한 법리해석으로 빠져나갈 틈을 타 발뺌을 할지, 허가절차를 생략한 부서를 고발하게 될지, 동료애를 발휘해 촌극으로 끝날지는 두고 보면 알 일이다.



이성규//동남권역 기동취재팀

<Copyrightⓒ전주매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