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자치단체들이 외지 기업유치에는 목매달면서 정작 향토기업에 대해서는 보호육성은커녕 심지어 통계조차 관리하지 않는 등, 아예 외면 및 홀대로 일관하는 듯한 인상마저 안겨줘 보통 실망스러운 게 아니다.
전북도는 기업유치에 주력했던 지난 2000년도 이후 지금까지 10년 동안 유치기업은 모두 653개에 달하고, 이로 인한 고용인원은 5만8천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물론 여기에는 아직 공장 신설 등 완전 이전이 끝나지 않은, 즉 이전 예정 기업까지 포함돼 있어 현재 유치된 기업 수나 고용인원의 실제 숫자는 이 보다 상당수 즐어든다. 그럴 지라도 이 같은 실적을 낸 것은 전북도를 비롯, 도내 각 자치단체들의 각별한 노력 덕분이었다는 점에서 그 간의 노고에 대해선 충분히 인정한다. 사실 도내 각 자치단체들은 그동안 기업유치만이 살 길이라는 인식 속에 혼신의 노력을 다해왔다. 또 그것이 옳은 방향이었다. 각종 행정편의 제공은 말할 것도 없고, 기업당 보조금 지원도 대폭 늘려 최대 50억원까지 지급하는 등 지금까지 혈세 총 1천억원대의 돈을 지급하면서까지 그야말로 이 일에 매진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도 누구하나 반대하는 도민이 없었다. 그것이만이 종국적으로 전북발전을 가져온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도를 비롯 도내 자치단체들의 향토기업에 대한 무관심이다. 기업환경의 악화로 향토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얼마나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알려고 조차 하지 않는다는데 큰 문제점이 있다. 향토기업들이 어려움을 견디지 못하고 도산하거나 생존을 위해 외지로 떠나는 실상에 대한 통계관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니 기막힐 따름이다. 결국 산토끼 잡는데 몰입하는 동안 집토끼 다 죽거나 도망가도 모르고 있는 형국이니, 행정을 이렇게 해도 되는 지 엄중히 묻고 싶다. 외지기업들에 쏟는 정성의 1/3만 향토기업에 들여도 고군분투하는 향토기업들의 힘은 배가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