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연구원의 발표에 의하면 지난해 안전거리만 확보해도 자동차 사고의 80%를 방지 할 수 있으며 또한 추돌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는 전체사고 사망자의 50%에 이르고 부상자 수는 76%에 이른다.

 사람과 사람 사이는 심리적으로 적당한 거리가 있다. 낯선 사람으로부터 이 거리를 침범당하면 방어본능이 생긴다는 말이 있다. 일상에서 타인과의 개인적 거리를 지켜야 스트레스를 덜 받고 상대에게 피해 주지 않으며 사회생활을 잘할 수 있다는 의미가 있다.

 마찬가지 원리로 차와 차 사이에는 안전거리를 지켜야 한다. 도로교통법에서는 안전거리를 ‘앞차가 갑자기 정지하게 되는 경우 그 앞차와의 충돌을 피할 수 있는 필요한 거리’라고 정의한다.

 안전거리를 넉넉히 유지하면 전방에 돌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대응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으므로 운전자가 급제동하거나 급핸들 조작을 하지 않아도 된다. 이로써 운전 스트레스를 줄이고 미연의 사고까지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안전거리는 차의 속도와 도로상황 및 기상상태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운전자가 스스로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고속도로를 주행할 경우, 60km/h를 기준으로 60km/h 이상의 속도로 진행할 때는 차의 속도계에 나타난 숫자만큼 안전거리를 유지한다.

 예를 들어 100km/h로 주행 시 앞차와의 거리는 100m, 80km/h라면 80m의 거리를 확보하는 것이다. 반면 60km/h 이하로 진행할 때는 속도계에 나타난 숫자에서 15를 뺀 숫자만큼 간격을 벌린다. 즉, 50km/h일 때 35m, 30km/h일 때는 15m의 거리가 필요하다.

 만일 앞차와의 거리가 적당한지 눈으로 가늠하기 어렵다면 시간으로 계산해보라. 도로변에 설치된 표지판 등을 기준으로 삼고 앞차가 지나간 지점을 내 차가 몇 초 만에 지나가는지 세어보는 것이다. 앞차와의 시간차가 일반도로에서는 3초, 고속도로에서는 4초 정도면 충분하다.

 아울러 도로사정과 기후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겨울철 빙판길이나 빗길은 노면 마찰계수가 떨어져 차량의 정지거리가 길어지므로 평상시보다 2~3배 더 길게 차간 거리를 유지한다. 또 오르막길에서는 차간 거리가 좁아도 되지만 내리막길에서는 조금 넓게 잡도록 한다.

 방어운전을 위해서는 안전거리를 유지하면서 앞차 4~5대의 움직임까지 살피는 것이 좋다. 혹시 뒤차가 가까이 접근해오면 가볍게 브레이크 페달을 밟아 주의를 시킨다. 앞차뿐 아니라 뒤차와의 거리까지 일정하게 유지해야 연쇄추돌사고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