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마을>산다는 건, 싱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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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사는 것은 어떻게 사는 것일까
제왕처럼 남부럽지 않게 사는 게 뭘까
푸른 하늘의 십자가를 마음에 담을 수 있을까
참말로,(당신+나=우리)처럼만 살면 되는 것일까
물음표는 실개천 가득 황새 똥구멍처럼 싱겁다*
*싱겁다-짠맛이 거의 없거나 약하다. 맛이 독하지 않다. 제격에 어울리지 않고 좀 멋쩍다
*황새 똥구멍처럼 싱겁다-사람이 아주 멋없고 싱겁기만 함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
‖시(詩)를 담다‖
산다는 건, 싱겁고, 싱겁다. 답이 없는 문제와 맞닥트릴 때가 있다. 그것은 내가 원해서 오고 가는 것이 아니다. 다소 차이는 있을지 모른다. 그 경계선을 긋기에는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 실개천을 따라 거닐다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조잘조잘 물소리 부부의 대화에 빠져들었다. 시련 없이 순탄한 물의 흐름에 리듬을 타며 나누는 대화다.
“우리 제대로 흘러가고 있는 거 맞아, 사는 게 다 이런 것인가”
“뭐, 싱겁기는, 우리 같이만 흘러가 보라고 해”
“그런감, 그래도 우리는 흐르기라도 하니 다행이지”
물소리 부부의 대화는 고여 있다가 썩어지는 어지러움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아내의 마음으로 마침표를 찍는다. 여전히 답이 없다. 답을 찾으려고 하면 더욱 달아나는 문제이다. 어떻게 사는 것이 제대로 사는 것일까. 아쉽지만, 독자의 몫으로 남겨둔다. 산다는 건, 싱겁고 싱겁다.
박여범 / 용북중학교·시인·문학박사·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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