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서는 음력 정월이면 흔히 농곡의 풍흉을 점복 (占卜)으로 짐작한다. 외출할 때도 일진에 의하여 행동하고. 꿈을 가지고 운수를 판단하는 재료로 삼기도 한다.
 그것이 비 과학적인 미신 (迷信)임은 두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도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의 한 단면 이기도 하다.
 소복한 여인이 앞길을 지나가면 그날은 재수가 없다고 믿는다. 목수가 연장을 건너 넘지 않으며. 부인들이 바가지를 밥상위에 올려놓는 것을 불길하게 여긴다.
 산시 (産時)에 금줄을 걸고 황토를 뿌리는 것도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이러한 미신적 요소가 일부 서민 아닌 공공기관에서 조차 버젓이 행해지고 있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군대 (軍隊)의 편성을 보면 사자 (四字)가 들어 있지 않다. 또한 병원에서도 마찬가지다. 입원실의 호수에 4자는 거의 없다.
 이것은 사자 (死字)와 음이 같은 데에서 기인한 것으로 군인이나 환자의 정신력에 불길한 예감을 주지 않으려는 발상에서 비롯된 것 같다. 
 그러나 서양 사람들은 7자와 함께 4자도 상서롭게 알고 있다는 것이다. 나폴레옹은 전쟁을 지휘 하던 중 문득 발아래 피어 있는 네잎 클로버를 발견하였다.
 하도 신기하여 그것을 볼 양으로 허리를 굽혔을 때 마침 날아온 총알이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가는 바람에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로 부터 네잎 클로버는 행운을 상징 하게 됐다는 것이다.
 숫자 풀이가 나왔으니 말이지 동양 사람 들은 3자 (三字)를 상서롭게 생각 한다.
 옛날 부터 시집온 며느리는 귀머거리 3년, 벙어리 3년 이라 했고, 아들을 점지해 달라고 여인 들은 삼신 할머니 에게 빌었었다.
 맹자의 어머니는 세 번 이사 (三遷) 하면서 맹자를 가르쳤고, 그렇게 자란 맹자는 삼낙 (三樂) 이 있었다고 한다.
  이 밖에도 삼년상, 삼황 (三皇), 삼대, 삼성혈 (三性穴), 삼척동자, 삼성오신, 삼일우, 삼원색, 송도의 삼절 (三絶), 고려 말의 삼은 (三隱)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동양 에서는 삼자를 자주 쓴다.
 이러한 동양의 비과학적 어원 (語源)을 정확히 알 길은 없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미신에 빠져드는 경향이 날로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해마다 그랬듯이 올해도 정초가 되자 토정비결이 불티나고 점술가 집이나 철학관 에는 문전 성시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한술 더 떠 사회적 언론의 사명을 망각한 일부 주간지는 물론 인터넷에서 까지 버젓이 백발백중의 예언 등 점술가들의 광고 홍수가 터지고 있다.
 특히 입학 시즌은 물론 선거 철만 되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은밀히 무속인 들을 찾는 그 횟수는 자꾸 늘어만 가고 있다고 한다.
 미신의 힘을 빌어 요행을 바라는 것은 의지하고 싶은 사행 심리 작용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21세기를 살고있는 우리 인류가 달나라 정복과 우주 여행을 준비하고 있는 이 마당에 비 과학적인 미신에 내 인생의 방향을 전적으로 맡기는 것은 잘못 돼도 무엇인가 한참 크게 잘못된 행동 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무속인 들의 점복으로 인한 사행심이 날로 늘어남에 따라 여기에서 수백만원 에서 수천만원 까지 사기를 당하는 사례가 있음이 심심치 않게 보도를 통해 전해 지고있어 미신에 의지하려는 나약한 사람들의 피해 예방이 있어야 할 것 같다.


허성배/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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