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모레노가 코로나 19상황에 지친 올 한해 12월의 끝자락에서 특별한 공연을 마련했다.

'그대는 봄, 꽃심이야기 세 번째'라는 작품을 지난 29일 한옥마을 아트홀에서 막을 올렸다.

작품은 오랜 세월 한 동네에서 핏줄보다 강한 가족애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온 세 할머니들의 이야기다.

배우들의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가 넉넉한 전주 인심과 향수를 불러내기에 안성맞춤인 사람 냄새나는 연극이다.

이 작품에는 어리숙하지만 착하기만 한 봉례, 두 번의 결혼 실패로 개와 함께 살며 노년을 보내는 분녀, 날이면 날마다 자식 자랑에 바쁜 정자가 등장한다.

이들은 깊이 패인 주름만큼이나 오랜 세월 친구처럼, 때로는 형제나 가족처럼 핏줄보다 강한 가족애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우리네 어머니.할머니들이다.

그러던 어느 날, 봉례에게 치매가 찾아온다.

오래전 연락이 끊겨버린 자식을 두둔하는 봉례의 모습에 분녀, 정자, 자신들도 머지않아 다를 것 없음을 깨달으며, 서글퍼 한다는 이야기다.

예술감독 염정숙 대표( 극단 대표)는 "그간 ‘세월이 가도 결코 버릴 수 없는 꿈의 꽃심을 지닌 땅’ 전주에서 ‘꽃심 이야기’로 공연으로 풀어내고 있는데, 이번 공연작 '그대는 봄'은 그 세 번째 이야기"라면서 "이 공연을 통해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에게 위로를 드리고, 새로운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출연진에 안혜영, 송은주, 백홍영을 비롯해 연출 김정숙, 기회 한지영, 홍보 송일섭과 원숙, 무대 이동화, 음향 김희진, 진행 김미경 이미리내, 이나라 등이 참여했다.

공연을 관람한 이민영(전주 효자동) 씨는 “나이가 들면서 그들의 변해가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움에 가슴이 먹먹해졌다”라며 “항상 가슴 뭉클하고, 훈훈한 공연으로 시민들에게 기쁨과 슬픔, 위로와 희망을 선사해준 극단 모레노 단원들의 열정에 큰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4년 5월 창단한 극단 모레노는 '17년 허심탄회-연극속의 심리극을 시작으로 '매듭', '벽' 등 다수의 심리극과 전주찬가 '골라골라 떨이떨이', 시민연극제에 '전주서고사의 여향기' 등을 무대에 올렸다.

또한, 꽃심이야기 1 '사람나는 냄새, 2 전주막걸리와 욕쟁이 할머니, 그리고 올해 세번째 '그대는 봄'작품을 공연했다. /유호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