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향숙 시인(한국사진문학협회 회장), ‘엄마의 베틀’전문-

*북: 베틀에서 날실의 틈으로 왔다 갔다 하면서 씨실을 푸는 배 모양의 기구

‘엄마의 베틀’(양향숙 시인-한국사진문학협회 회장)은 디카시다. 

디카시는 디지털카메라(디카)+시의 줄임말이다. 자연이나 사물의 형상을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하여 시적 표현을 토해내는 작업이다. 최근 인스타그램, 페북, 브런치, 카카오스토리, 트윗, 카톡 등 다양한 SNS를 통해 사진과 생각을 공유하며 소통하는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실시간 소통이란 측면에서 디카시는 일반적으로 사진이나 영상과 함께 문자는 짧게 5행으로 표현한다. 이러한 디카시는 2016년 국립국어원에 문학 용어로 정식 등재되었다.

시인은 숲에서 우연히 만난 거미줄을 베틀이라는 소재에다가 곱디고운 여인 엄마를 노래하고 있다.‘엄마’라는 두 글자는 ‘먹먹함’이라 표현하고 싶다. 베틀은 ‘삼베, 명주, 무명 따위의 피륙을 짜는 틀’의 명사다. 젊은 층에는 낯선 단어로, 베틀에 대한 상상조차 힘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위의 사진 속 거미줄을 통해 자유로운 상상을 통해 베틀과 우리 엄마의 수고를 어느 정도는 짐작할 수 있다. 

우리가 시에서 만날 수 있는 영원한 기억 속의 /엄마는 곱디고운 여인/이었다. /북 놀림에 따라 시계추가 되었던 어린 눈길/베틀이 있던 작은 방 기억 저편/ 너머 아스라이 남아 있는 엄마의 청춘이다. 그런 엄마가 세월이 흐른 지금은 /팔십여섯 평생 짜 온 삼베 같은 주름/ 가득 /햇살에 눈부신 그 흔적/처럼 시인의 마음을 가지런히 그물망을 친 거미줄을 통해 찾아가고 있다.

다섯 줄의 짧은 표현이다. ‘곱디고운 베틀, 거미줄, 북 놀림, 엄마와의 추억, 팔십여섯, 주름, 햇살, 흔적’이란 핵심어를 통해 시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초점을 맞춰보자. 거기다가, 우리들의 영원한 엄마란 존재를 떠올리는 독자의 시각으로 바라볼수 있기를 소망한다. 엄마가 된 지금에서 바라보는 엄마, 거미줄과 베틀을 통해 다가오는 엄마를 두루 살피면서 아픈 손가락은 없는지 조금 더 흔적 여행을 떠나자. 

양향숙 시인(호는 華谷)은 현재 한국사진문학협회 회장이다. 시인은 서정문학 등단하여, 시집『꽃마리의 연가』, 공동시집『순례에서 만난 인연』, 디카시집『붉은 심장』e북을 출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