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를 취득하면서 가장 먼저 배우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보행자를 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보행자 보호의무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의무가 있다는 사실조차 무색할 정도로 운전하는 경우를 목격하게 된다.

우선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 또는 “난 지금 바쁜데”하는 이기적인 생각이 먼저 앞서기 때문일 것이다.

도로교통법에서도 보면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고 있을 때 정지선에서 일시정지해 보행자의 횡단을 방해하거나 위험을 주어서는 안된다”라고 돼 있을 뿐 아니라 “모든 차의 운전자는 보행자가 횡단보도가 무설치된 도로를 횡단하고 있을 때 안전거리를 두고 일시정지해 보행자로 하여금 안전하게 횡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라고 규정돼 있는데도 운전대만 잡으면 이를 무시하는 후진국형 운전습관의 일환일 것이다.

얼마 전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불법 주정차 된 차들로 보행자들이 건널만한 곳이 거의 사라진 복잡한 시내도로를 주행하고 있었다.

전방 약 50m 앞에 횡단보도가 보였고 횡단보도 한쪽에는 어린이들이 길을 건너기 위해 손을 들고 있었다.

하지만 일부 차들은 아이들을 전혀 의식치 않고 오히려 가속을 하는 것이다.

깜짝 놀라며 멈칫하는 어린이들을 보고 운전을 하는 어른으로서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미래의 꿈이라 할 수 있는 아이들이 그 차를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리고 그 아이들이 나중에 운전자가 됐을 때 어떤 운전을 할까하는 걱정이 들었다.

1~2분 정도의 짧은 시간을 기다려주지 않고 그냥 지나가 버리는 무심한 운전자를 보고 뒤늦게 보행자 보호의무라는 법이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절실히 알게 됐다.

운전자들은 자신이 보행자가 됐을 경우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는 차를 보거나,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는데도 사람들 사이로 비집고 지나가려는 차들을 보았을 것이다.

그순간 “아, 저사람은 바쁜가 보다” 아니면 “그냥 갈 수도 있지” 라고 이해해주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당장에 그 차나 운전자를 향해 화를 낼 것이다.

그런데 막상 자기 자신이 운전대를 잡으면 그렇지 못한 것 같다.

평소에 익숙해져 버린 운전습관 때문에 본인도 모르게 나오는 것이다.

지난해 전북도에서 발생한 차대 사람의 고통사고는 총 4,151건이 발생 131명 사망하고 4,176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는 전체사망자 417명중 31.4%에 이를뿐 아니라 다른 교통사고 유형별에 비하여 치사ㆍ치상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부터 먼저 양보하고 먼저 신호를 지키는 바른 운전습관을 기른다면 그 누구보다 자랑스러운 운전문화가 형성될 것이다.

운전자도 차에서 내리면 바로 보행자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