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로 받은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요?

오늘도 당연하다는 듯이 ‘바쁘다, 바쁘다’를 외치며 살아내고 계신가요?

무엇이 당신을 그렇게 많은 행복한 구속에 머물게 하나요?

보답이 절대적으로 보장된 세상에 꼭 좋은 일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붉은 태양이 살금살금 걸어서 뜨거운 여름날로 도망치고 있지는 않나요?

태양이 뜨거운 6월의 막바지다. 새벽 5시인데 벌써 태양이 눈앞을 가린다. 반바지에 반소매에 모자를 쓰고 런닝화 끈을 조인다. 속으로는 ‘유월이 이렇게 더웠단 말인가, 올해도 더울 것이라고 하더니, 벌써 징허구먼’을 수없이 되뇐다.

이러한 상황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구 환경의 변화가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물론,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라보아야 할 상황이다. 그렇지만 날로 뜨거워지는 삶의 현장이 위협받는 현시점에서 우리는 머리를 마대고 깊은 고민을 펼쳐 보아야 할 시기를 넘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붉은 태양이 살금살금 걸어서 뜨거운 여름날로 도망치고 있다. 봄은 짧아지고 긴 여름을 지나면 가을도 짧아진 패턴이 우리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선물로 받은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요? 오늘 하루는 어땠나요? 유행가(이선희) 가사처럼 당신의 안위가 걱정된 하루였어요.

냉면, 콩국수에 수박 한 조각, 아이스크림, 얼음, 주머니를 몸에 밀착하고 견뎌내야 하는 뜨거운 여름, 아직 장맛비는 내리지 않고 있다. 작년에 비해 늦다. 마른장마라 정의해도 괜찮을 듯하다.

트윗을 하면서 내가 좋아하게 된 봇이 있다. 이 봇님의 문장을 옮긴 글로 결론을 대신하고자 한다. 책 속 아름다운 문장을 길러와 장독으로 옮겨 담는 봇입니다. (문장 품은 장독@good_pot)

“바다가 불러도 바다에 간 적 없고 바다를 사랑한다면서도 깨어지는 파도가 되기를 두려워하나요? 山을 사랑한다면서도 떨어지는 잎새가 되기를 두려워하였으므로 山이 움직여도 山에 들어간 적 없는 놈이외다” 김중식 「갈대 3」 중에서 『황금빛 모서리』 p.79

선물로 받은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요?

붉은 태양이 살금살금 걸어서 뜨거운 여름날로 도망치고 있지는 않나요?

지혜로 향하는 첫걸음이 가장 힘듦니다.

박여범 / 용북중학교·시인·문학박사·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