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가장 친근한 반려동물은 개다. 농부들 중에는 소나 말을 반려동물로 느끼는 이가 있을 것이고 여성들 중에는 고양이가 더 귀엽다고 말하고픈 이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그런 이는 전체에 비하면 소수이다.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다른 동물보다 개에게 마음을 주기 마련이다. 개는 다른 동물과 달리 사람의 기분을 알아차린다. 그만큼 영리하다. 그리고 개는 무엇보다도 주인에게 충성하는 면에서 다른 동물들을 압도한다.
개는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다. 개가 사람의 언어를 알아듣는 건 아닐 테지만 그래도 단어를 분간 할 줄 안다. 주인과 주인의 가족들이 말하는 단어들, 이를테면 이런 것들이다. 엄마, 아빠, 오빠, 누나, 형, 동생, 방, 밥, 고기..... 그리고 자주 듣는 자기의 이름과 이리와! 저리가! 잘했어! 엎드려! 누워! 굴러! 등등일 것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개들은 보통 30개가 넘는 단어를 알아듣는다고 한다. 영화 <마음이 2>에 출연한 개 리트리버 달이는 70개 정도의 단어를 알아들었고 오스트리아의 일곱 살짜리 개는 무려 340개의 단어를 알아들었다고 한다.
개는 어떤 면에서는 사람보다 우수하다. 옛날의 해외토픽이 생각난다. 텔레비전의 한 장면인데 겨우 두 살짜리 개가 자동차 핸들을 좌우로 움직이며 능숙하게 운전을 했던 것이다. 사람이 만물의 영장이라지만 지금까지 두 살짜리 아기가 운전을 했다는 말을 나는 들어보지 못했다. 그리고 조금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나는 지금도 운전을 하지 못한다. 그것은 물론 내 능력이 그 개만 못해서 그러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나는 텔레비전을 보면서 크게 놀라고 어이없어 했던 게 사실이다. 
한국의 전체 가구 중 17.4%의 세대가 애완동물을 기르고 있는데 그중에 94.2%가 개를 반려동물로 키우고 있다는 보고이다. 그런데 개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것만은 아닌 모양이다. 많은 개들이 배반의 수난을 당하고 있으니 말이다. 해마다 8만여 마리가 버려지고 있다니 너무 불쌍하다. 그만큼 사람들의 심성이 이기적으로 흐르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너무 각박한 세태라서 사람의 도리를 말하려는 입이 얼어붙는 느낌이다. / 논설위원 이희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