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를 둘러봐도 다 죽겠다고 아우성입니다. 유독히 못 사는 지역이라선지 살겠다는 사람이 없습니다. 거의 예외가 아닙니다. 통계 가지고 하는 얘기가 아닙니다. 직접 피부로 느낄 때 그렇다는 겁니다.
우리 전북에 기업다운 기업이 없다는 건 이미 다 아는 사실이지요. 물론 삼성이나 현대, 롯데 등 긁직한 대기업들의 공장이나 매장 등이 있지만 어디 그게 전북 기업인가요? 아니 오히려 식민지적 착취 역할 조직이라고 해도 과히 틀린 말이 아니지요.
사실 향토기업들은 이미 옛날에 다 죽었습니다. 과거 역대정권의 차별 및 역차별 정책이 빚은 산업기반의 취약 및 척박한 기업풍토 등으로 싹은 틔었졌지만 모조리 고사하고 말았지요. 지금 전북은행 등 몇 군데 상장기업들이 있다고 하지만 수자나 규모면에서 볼 때 너무 취약하지요. 그리고는 대부분의 토종기업들은 하나같이 소기업이죠. 기업이라는 명칭조차 부끄럽죠. 허약한 체질로 정부 보조로 인한 연명이 태반이지요. 그러다 보니 사장은 세금 어음 막느라 정신없고 사원들은 쥐꼬리만한 월급도 제대로 못 받고 있지요.
그런가 하면, 우리 전북에 자영업자들은 유난히 많지요. 지난 2월말 현재 대략 20만여곳 쯤 되는 것으로 추정하더군요. 원래는 더 많았지요. 불과 1년여 전까지만 25만여 곳이나 됐었는데 불황 탓에 문닫아 줄어든 수자가 그 정도라는군요. 왜 그렇잖아요, 취직도 안 되고 마땅히 할 일도 없다보니 먹고 살기 위해 그냥 식당차리고 미장원 차리는 그런 거 말입니다. 그런 식으로 늘어난 게 자영업자인데 지금 80~90%가 적자며, 한 쪽에선 폐업 행렬이 계속 이어지고 있답니다. 대개 정상적인 사회는 자영업자의 비율이 전체 취업자의 10% 내외라는데 우리는 무려 그 배가 넘으니 그 기형적 구조도 문제였지요.
게다가 이미 경쟁력 잃은 농어업 종사자 수는 또 어떻고요? 그래서 지금 전북은 죽을 맛입니다. 물론 공무원들이나 국영기업체 임직원들, 그리고 대기업 종사자들이야 끄떡 없겠지만, 그들이라고 해서 주변이 다 어려운데 어디 맘이 편하겠어요? 공연히 미안해지고 자꾸만 부담이 되겠지요. 이것이 도리어 괴리감만 조성, 갈등만 조성되네요. 어쩌다 우리 전북이 이렇게 됐는지 참담하기 그지없습니다. 어디 시원한 소식 없습니까? / 서재철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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