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발 골절로 반스(Gips)를 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오른발은 아니다. 벌써 3주가 지나가 버리려 한다. 차도가 있는지 병원에서 CT 촬영을 했다. 인대와 뼈가 많이 붙었다고 하신다. 젊은 나이도 아니다. 그래도 진행 상황이 나쁘지는 않다. 약은 최소화를 해 주었으면 했다. 끼니당 5알이던 약이 2알로 줄었다. 약이 줄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어린아이처럼 기뻤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불편한 왼쪽 발이 정상으로 돌아올 것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두드득 소리와 함께 나는 주저앉았다. 한참을 보낸 후 새파랗게 멍든 발을 보면서 얼마나 아팠던지 눈물이 찔끔했다. 사고는 순간이었다, 정말 아차 하는 순간에 발에 문제가 생겼다. 입에서는 아무런 소리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순간적인 ‘꺾임’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시간은 흐르건만 차도는 없고, 정형외과만 들랑거린다는 것이다. 정말 내 인생에서 깁스했던 적이 언제였던가. 가물가물하다 어린 시절 감나무를 오르다 발을 헛디뎌 나무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오른쪽 손에 많은 문제가 생겼던 좋지 않은 경험이 있다. 그 당시를 소환해보면 지금도 기억에 남을 만큼 큰 충격이었다.

CT와 MRI 촬영을 마친 후 깁스와 주사, 약물 처방으로 2주를 버티고 있다. 그러다 보니 허리가 아프고 전신이 불편함으로 미칠 지경이다. 직장은 1주 동안 병가를 신청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수술이 아닌 주사와 약으로 진행 상황을 지켜본다는 것이었다.

오늘도 사진 찍고 주사 맞고 붕대 감고, 약국 등 정해진 코스를 반복했다. 그래도 운전은 할 수 있어 그 얼마나 다행인가! 하나님이 지켜주셔서 생활에, 출근에 어려움은 없지 않은가! 두 손 모아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차를 몰아 퇴근하는 길이다. 왜, 이렇게도 많은 불빛이 나를 가로막는지 모르겠다. 30분 달려온 거리보다 눈앞에 집이 보이는데 양보는 없다. 3차선에서 1차선으로 다가서려면 다시 두 눈을 부릅떠야 한다. 양보는 일도 없다. <2편에 계속>

박여범 / 용북중학교·시인·문학박사·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