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대학교 제 12대 총장에 고건(전 서울대 컴퓨터공학)교수가 취임, 이달부터 업무에 들어갔다.
오는 20일로 예정된 공식 취임식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장에 들어선 고 총장은 오랜 교수경력에서 우러난 유쾌한 화술로 기자들과의 대화를 유도, 전주대를 이끌어갈 새로운 리더로서의 모습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전주대학교 총장에 취임하신 소감은?
부족한 저를 하나님께서 이곳에 보내 주신 뜻이 있을 것입니다. 비록 미력하지만 서울대에서 28년간 인재양성에 힘쓴 점과 학교법인 신동아학원의 이사로 참여했던 점을 호평하셔서 내 인생을 마무리하기 전에 정말 ‘좋은 대학’을 한번 만들어 보라, 또한 국가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해 보라 하는 뜻이 있는 것 같습니다. 만약 제가 역량이 부족하면 어떻합니까 하고 기도하면 시몬이 믿음이 떨어지지 않도록 예수께서 중보기도를 한 것처럼 하나님께서 내게 능력과 은사를 주실 것으로 확신합니다. 저는 한마디로 ‘하나님 힘’을 믿고 취임을 하게 됐습니다.

-전주에 오신 소감은 어떻고 전북지역에 대한 이해는?
전주는 과거보다는 현재, 현재보다는 미래가 더 밝은 비전의 도시입니다. 과거 산업사회에서 조금 소외받은 듯도 하지만 지금 웰빙시대, 또는 문화의 시대를 맞이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과 가치를 지녀서 미래의 비전은 매우 밝기만 합니다. 공장굴뚝의 연기를 볼 수 없는 청정한 환경은 웰빙시대에 맞고, 다양한 전통문화가 잘 보존된 모습은 문화의 시대에 매우 완성 맞춤입니다. 이러한 고장에서 한국적 가치와 글로벌 스텐다드를 접목시킨다면 전주는 세계적인 도시가 될 것입니다. 전주는 참으로 살기 좋은 고장입니다. 제가 신동아학원의 이사로 있었기 때문에 전주대학교엔 몇 번 왔습니다. 그때마다 전주에서 지인들도 만나고 새만금사업이나 전북발전을 위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정말 전통과 예술이 잘 보존되고, 멋과 여유가 있는 고장입니다. 제가 주소를 전주로 옮기고 전북인이 된 이상 이제부터 지역사회발전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전북지역과 어떻게 산학협력을 이끌어 내려 하는 지 말씀해 주시지요?
전주대학교는 Star Net 프로그램을 통해서 70개 학과들이 600개 기업과 산학협력을 맺고 활동 중에 있고, 2004부터 2009년까지 NURI사업, HUNIC사업 등을 해 왔습니다. 또한 전북에서 유일하게 산학협력중심대학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기반 위에서 14개 시군과의 네트워크를 근간으로 산학협력을 공고히 해 나가겠습니다.

-전주대가 세계적인 지역대학이 되기 위해서 어떻게 나가야 되고,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
전주대는 저력이 있는 대학입니다. 기독교대학이기 때문에 세계 각국에 많은 선교기관이나 기독대학들이 우호적으로 협력해 주고, 기존의 26개국 140여개 대학과 자매기관을 통해 글로벌 인재를 키우는 데 적극 협력해 주고 있습니다. 글로벌네트워크와 교육시스템은 앞으로 우리 학생이 외국에 나가기도 하고, 외국학생이 들어오기도 하는 쌍방형 인력교류가 되도록 할 것입니다. 현재 외국 유학생은 500명 정도 있습니다. GKS교환학생지원사업 등을 통해 더 많은 학생들이 전주대학교에 오게 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 학생들도 해외 어학연수, 교환학생, 전공단위 해외파견, 복수학위, WEST 사업, 국비지원 인턴쉽, 게임인턴쉽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열겠습니다.

-평소 생각하고 있는 교육철학은?
교육은 사랑입니다. 학생들을 어떻게 사랑으로 지도하느냐에 따라 어떤 인간으로 성숙해 가느냐가 달려 있다고 봅니다. 제가 보기에는 교육 뿐 아니라 우리의 삶 자체가 사랑이라고 봅니다. 사랑이 있느냐 진정으로 사랑하느냐 하는 문제는 인간사회를 지배하는 근간입니다. 대화에 있어서 내용(콘텐츠)보다 중요한 것은 예의(에티켓)일 때가 있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내용은 일상적인 일이고, 예의는 사랑일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심과 같이 우리도 상호 예를 갖추면서 사랑하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될 것으로 믿습니다. 교육도 같은 이치입니다.

-고 총장의 전공은 IT분야로 알고 있는데 향후 이 학문이 어떻게 발전해 갈 것 같습니까?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초창기에 IT분야를 연구하고 이 분야에 전념했습니다. 제가 애정을 가지는 분야는 오픈소스 SW에 있습니다. 이 분야가 취업과 교육, IT산업의 발전과 기술력의 확보를 통해 사회를 더욱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교육도 이제 학생을 한곳에 모아 하는 것은 예전방식이고, 이제는 사이버교육, 모바일교육 등 IT분야를 활용한 교육이 효과적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이며, 향후 강의소스가 유료화 되어 시장이 형성될 것입니다. SW분야를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해외 우수인력이 유입되고, SW교육분야에도 진전이 있을 것입니다. 국내 SW산업도 기술과 환경은 급변하는데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수요에 충족을 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기업이 투자를 하고, 학생들이 다시 한번 IT강국의 꿈을 이루기 위해 분발하여야할 때가 왔다고 봅니다. 우리 나라가 IT강국이라 믿고 있지만 실제로 SW전공자가 부족합니다. SW를 다시 일으켜 진정한 IT강국을 만들어야 합니다.

-취임식 때 말씀하실 내용은 어떤 것입니까? 또한 구체적인 실현 방안은 무엇인지?
첫째,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교육을 강화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단과대학과 학부의 자율적 책임경영제도를 추진하고, 사회의 요구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학사체제를 구축하며, 사회가 필요로 하는 실용적인 교육을 강화하고, 의사소통 능력, 외국어 구사능력, 정보처리능력 등 기초역량을 강화시켜 나가겠습니다.
둘째, 저출산으로 인한 신입생 감소, 그리고 등록금 인하 추세는 비영리조직인 대학들도 앞으로는 경영에 효율성을 기해야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저는 앞으로 수년 내 현실로 다가올 대학재정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대학 경영 효율성을 제고시키고, 대학 재정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셋째, 지금 세계는 가치관의 실종으로 인해 크게 방황하고 있습니다. 과거 경제성장 제일주의 가치관은 오늘날 양극화와 금융위기와 대량실업 사태와 같은 많은 사회적 혼란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염려하며 새로운 기업문화와 새로운 자본주의 정신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문제는 오직 올바른 인성교육으로 부터만 극복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문제의 해결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인성교육에서부터 다시 출발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전주대학교는 기독교 정신의 구현 이라는 건학 이념으로 출발한 학교입니다. 저는 전주대학교 모든 학생들이 확고한 기독교인으로 바로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기독교 정신에 기초한 인성교육을 강화하겠습니다.
넷째, 저는 지역사회와 동문과의 유대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수년 후 전주대학은 창립 50주년을 맞이하게 됩니다. 저희 대학은 많은 훌륭하고 원숙한 동문들이 있습니다. 저희는 훌륭한 동문들을 발굴하여 적극 후학들에게 소개하고 그분들의 삶을 배우게 하겠습니다. 또 전주대학교는 항상 지역사회로부터 사랑받고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대학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전주대를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키고, 특성화해 나갈 것인지?
기독교 정신에 기초한 인성교육을 강화해 다른 대학과 달리 가장 인성이 좋은 인재를 길러내는 데 초점을 맞추겠습니다. 이러한 기초 위에 경쟁력이 있는 많은 학과들이 기존의 특성화를 유지해 가면서 대체의학, 한식조리, 문화관광, 산학협력중심 등은 그대로 진행하도록 할 것입니다. 또한 IT분야, 사이버교육분야, 교육SW분야 등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인사 한말씀!
어떻게 사는 것이 성공한 삶이냐고 물으면 백인백색입니다. 하지만 자신의 삶을 바르게 가는 것이 그 어떤 삶보다 성공한 삶이라고 봅니다. 대학발전이나 지역발전도 지향하는 바를 쫓아 합목적적으로 바르게 가야 할 것입니다. 저는 전주대학교를 하나님의 대학으로 바르게 발전시켜 전북지역의 우리 도민들이 정말 좋은 대학이라고 칭송하는 대학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많은 지도편달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더 좋은 대학을 만들기 위해 캠퍼스에 기도의 소리가 끊이지 않도록 하여 학원의 복음화에 힘을 쏟겠습니다.
/이법민 기자


고건 총장 약력
1948년 서울 출생, 경기고, 서울대(학사), 미국 버지니아대학 대학원(전산학 석사, 박사), 미국 벨연구소 연구원, 미국 IBM 와트슨연구소 객원교수, 국가 정보화추진위원회 자문위원, 서울대 학술정보원 원장, 한국공개SW활성화포럼 의장, 한국공학한림원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