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은 검찰 조사에서도 문제의 2억원에 대해 끝까지 '선의에 의한 돈'임을 강조했으며, 이면합의에 대해선 어디까지나 '실무차원의 논의'라는 점을 주장했다고 한다. 출두 하루 전인 지난 4일엔 법학자답게 자기 변호인 사무실에서 무려 6시간 넘게 대책을 논의할 만큼 치밀한 모습도 보였다. 그 자신 검찰수사와 관계없이 교육감 직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보도도 나왔다.
그러나 상대 박교수가 보인 그 간의 태도나 언행을 비춰볼 때 '선의'하곤 거리가너무 멀며, '실무차원의 논의' 역시 녹취록까지 나온 실무자들 스스로 결정하기엔 너무나 큰 돈이어서 설득력이 조금도 없다. 설사 그의 주장이 옳다고 할지라도 이 정도의 사회적 파문이 일어났다면 적어도 교육자 답게 도의적으로 사표라도 내는 게 공직자의 기본적 도리다. 항차 녹취록을 볼 때 상대 박교수는 약속위반에 따른 배신감과 원한에 치를 떨고 있을 정도다. 그런데 무슨 놈의 '선의 운운'이란 말인가. 또, 최근 보도된 녹취록에 나타난 측근들의 대가성 발언들의 행태 등을 볼 때 곽교육감의 언행은 자기변명과 자기합리화의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사안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면 당장 사퇴하는 게 맞다. 더욱이 그 자신이 명색이 이 나라 수도 교육을 총책임지고 있는 막중한 서울교육감 직에 있는 사람일진대 어찌 이리도 모양새가 자기변명에 급급, 궁색을 떠는 지 모르겠다. 더 기막힌 건 조금치의 반성도 없이 고개 뻣뻣이 들고 아무런 잘못도 없는 듯 당당해 하는 그 뻔뻔함에 소름이 돋고 몸서리쳐질 정도다.
원래 교육감의 직책은 관련 법이나 어떤 규정보다는 '떳떳함'에 기반을 둔 도덕성의 가치를 더 중시하는 막중한 자리다. 더욱이 개혁을 기치로 내세우며 도덕을 뭣 보다 강조하는 진보성 교육감이 아니던가 말이다. 더 이상 자신과 이 나라 교육을 욕되게 하지 말고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지체없이 물러나야 한다. 실기하면 퇴로 마저 막힌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