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 이어>SNS로 대변되는 시대, 팬텀의 시대에 문자나 사진, 동영상을 통한 ‘자신의 감정’을 전하는 방법은 너무나 익숙한 일상이 되었다. 특히, 젊은 20대 청년들은 카페라는 공간을 활용하여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학습, 쇼핑, 검색, 편지 작성’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하고 있다. 

‘카페 섬에서 그대 처음 봤을 때 충격처럼 낯익은 상처 하나를 만나고 말았어. 내가 세상을 서성이는 이유지. 삶의 상처는 내게 평생 옹이로 남아 있어. 그대에게서 내 상처를 투영해 읽어낸 것, 용서 바라요.’(김현문, 위의 책, 27쪽.)

‘카페’에서 사랑하는 연인의 얼굴을 징허게 보고 와서, 생각에 잠긴 작가는 ’그대 처음 봤을 때 충격처럼 낯익은 상처 하나를 만나고’ 용서를 바란다. 나의 상처를 ‘그대를 통해 투영해 읽어낸 것’을 스마트폰 문자를 통해 슬프고 다정하게 전한다.  

어릴 적, 무척 잘 따르던 동네 형과 누나가 있었다. 그 이름은 ‘김준필’, ‘정숙자’다. 형과 누나로 잘 챙겨주던 둘 사이에 나는 연애편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자주 했었다. 지금도 기억나는 동네 작은 둠벙 둑방길이 그리워진다. 형과 누나보다도 석양이 내리던 그 둠벙과 둑방길에서 혼돈의 사춘기를 보냈던 시간이 아련하다. 그러면서도 문득 문득 결혼해서 잘 살고 있는 형과 누나에게 너무나 무심했다. 세월은 왜 이렇게 빠르게 흘러가 버렸는지, 후회막급이다.

삼천리 자전거 달그락 달그락 주인 없던 뒷자리엔

분홍색 드레스 신부 숙자 누나, 준필이 형 허리 잡고

둠벙 둑방길 노랗게 깔린 은행나무 예식이 한창이던 그날

고추잠자리 하늘을 날며 입맞춤에 지는 해에 기대어

속삭이던 어깨춤은 그리움으로 분홍색 그림자 채워 두고

오늘도 둑방길 가득 준필이 형 연애편지에 가을은 깊어간다

                            - 박여범 <준필이 형, 숙자 누나> 전문-<3편에 계속>

박여범 / 용북중학교·시인·문학박사·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