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여범의 소소한 일상>죽기 싫어, 떠난 세계여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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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편에 이어>첫 여행지는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다. 딱히 이유도 없이 밥 비행기를 타고 저렴한 특가 항공권 중에서 어디든 빨리 나갈 수 있는 곳을 선택한 것이 바로 쿠알라룸푸르다.
상식적으로 해외여행, 그나마 국내여행이라면 몰라도, 해외여행을 다녀온 독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너무 무모한 여행에 뛰어드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앞섰다.
물론 무계획이 계획인 여행이 진정한 추억을 남긴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나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사전조사나 여행용품 준비보다 저렴한 비행기가 우선이었다는 것은 그럴 수 있다. 그래서 어느 것도 정답은 없다.
생각을 바꿔 보면 답이 있다. 사실 열심히 사전 조사하고 준비해도 실제 현지에 도착하면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다. 어찌 보면, 진정한 여행이란 계획 없이 그저 발길이 머무는 곳으로 떠나는 것이 정답인지도 모른다.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먹는 것과 잠자리가 베스트여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여행 경로가 베스트여도, 음식이나 숙소가 마음에 차지 않으면 '꽝'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맛있는 음식과 편안한 휴식을 주는 여행이 최고다. 국내여행도 마찬가지다. 울긋불긋 경치는 좋은데, 음식과 숙소가 그저 그렇다면 스트레스가 더 쌓인다.
'김치가 먹고 싶었다'(홍균, 위의 책, 27쪽.)
여행 6일 만에 작가는 위기가 왔다, 내가 김치를 이렇게 좋아했는가? 반복해서 질문을 던져야만 했다. 김치, 김치, 김치가 그리운 것은 비단 작가뿐이 아니다. 한국 사람이라면 세계여행 시 꼭 챙겨야 하는 음식 중 하나가 김치다.
혹여, 준비해 가지 못했다면 현지 슈퍼나 가게에서 '김치'를 사서라도 먹어야 한다. 운이 좋게 한국인이 경영하는 식당을 찾아 그 맛을 즐긴다면 다행이다.
거기다가 한국말이 그리워지기 시작하면 '게임 끝'이다. 서유럽을 연구년 연수과정으로 21일 다녀온 경험이 있다. 한국말이 그리워질 때쯤, 휴게소나 관광지 교육기관 등에서 만난 동양인은 다 한국인처럼 다가왔던 기억이 있다.
그들이 하는 말은 모두 한국어로 환청이 들리는 환자가 되었던 기억이 멀게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작가는 한국 여행객이 많은 다낭에서의 일정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하편에 계속>
박 여 범 / 용북중학교·시인·문학박사·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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