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주시내 한 초등학교에서 공기 중 석면 검출 여부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전북지역 전체 초ㆍ중ㆍ고등학교 중 석면 자재가 사용된 교실이 무려 9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인체에 치명적인 위험성으로 인해 석면 자재에 대한 교체가 시급한 상황이지만 올해 전북도교육청 관련 예산은 고작 41억여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석면 자재를 사용한 학교 전체를 교체하는데 약 2,100억여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교체에만 50여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교과부로부터 받지 못한 특별교부금 때문에 해당 사업이 진행되는 데 결정적인 저해요인으로 작용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지난 26일 전북도교육청은 석면이 포함된 천정마감재(석면텍스)가 사용된 교실이 전체의 88%인 2만4,076개, 이들을 전부 교체하는 데는 2,100억 원의 비용이 필요하지만 올해 사업비는 41억원 뿐이라고 밝혔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1급 발암물질로 호흡을 통해 체내에 축적될 경우 오랜 잠복기(10년~50년)를 거쳐 악성 중피종암, 폐암, 석면폐 등 치명적 폐질환을 유발하는 유해성 물질이다.

 이같은 위험성으로 일본 등 해외에서는 학생 이용 시설에 대해 석면자제 전면 사용금지 및 기 설비에 대해서는 철거 및 리모델링을 강력히 실시했다.

 우리나라에서도 2004년 이후부터는 석면함유 자재생산이 전면 금지됐으며, 2007년에는 환경부가 학교현장에서 사용되는 모든 자재를 무석면 제품을 사용하도록 했다.

 그러나 2007년 이전에 개교한 학교 교실 대부분은 아직 석면자제가 교체되지 않은 체 남아있어 학생들 건강이 석면의 위험성으로부터 그대로 노출돼 있는 실정이다.

 앞서 지난 24일 전주시내 한 초등학교에서는 기준치(0.1%)보다 70배 높은 7% 농도의 석면이 발견돼 임시휴교를 실시하는 사태가 발생했다.(본보 26일자 7면)

 개학을 하루 앞두고 학부모와 환경단체가 냉난방시설 설치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인 해당 학교 1학년 3개 교실에서 책상에 떨어진 하얀 가루를 채취해 석면 전문검사기관에 의뢰한 결과 총 5개 시료 중 3개의 시료에서 7% 농도의 백석면이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기준치(0.1%)의 무려 70배에 해당하는 고농도 수준으로 아이들의 건강에 치명적인 위험을 가져올 수 있는 수치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전주시내 초등학교에서 제기된 석면 7% 농도는 실내 공기질 측정이 아닌 책상위에 떨어진 가루를 채집해 실시된 것"이라며 "전주교육청에서 실내 공기질 검사를 실시한 결과 기준치 이하로 결과가 나왔다"고 해명했다.

 이어 교과부의 특별교부금 전액 삭감과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특별교부금은 학교 석면자재 교체 사업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책상이고 뛰어놀다 보면 바닦에 있던 석면 가루가 공기중에 더 많아지는 것 아니냐"며 "교육청이 발표한 측정 결과는 말 그대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실시한 (일반적이지 못한)검사 같다"고 비난했다.

 또 환경단체 관계자도 "이번 석면 함유 여부는 천장에서 떨어진 자재물을 가지고 조사한 결과로 청소를 깔끔히 했다 해서 석면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며 "공기 질 측정은 건물 천장과 바닥 사이 중간 공기만을 측정하는 것으로 이는 시설물 석면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추가 조사 의뢰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리모델링이나 대수선 학교를 중심으로 천정마감재를 교체하고, 공사과정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