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져왔던 출판사들의 교과서 채택과 관련된 각종 로비에 교육과학기술부가 제제방침을 꺼내들었다.

교과부는 전국 초ㆍ중ㆍ고등학교가 2012년도에 사용할 검정 교과서의 선정을 앞두고 채택 비리를 집중 단속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교과서 심사 절차 과정에서 출판사들이 자사 교과서가 채택되도록 하기 위해 학교장ㆍ교원ㆍ학교운영위원회 등을 대상으로 로비 등 불공정 행위를 실행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

앞서 교과부는 두 차례에 걸쳐 16개 시ㆍ도 교육청에 '교과서 선정 매뉴얼'과 '비리예방 지침'을 내려 보냈고, 각 학교에는 교과서 선정 기간에 출판사 직원이나 서적 판매상의 출입을 통제하도록 지시했다. 아울러 지난 18일부터는 시ㆍ도 교육청을 대상으로 교과서 선정 관련 연수를 시작했다.

대상 교과서는 36종 218권이다. 초등 영어, 중학 국어ㆍ과학ㆍ사회ㆍ음악ㆍ체육ㆍ기술ㆍ가정, 고교 문학ㆍ경제ㆍ사회문화ㆍ법과정치ㆍ한국지리ㆍ중국어ㆍ일본어ㆍ독일어ㆍ프랑스어ㆍ한문ㆍ독서와 문법ㆍ화법과 작문 등 다양하다.

교과부가 밝힌 불공정 행위 유형으로는 출판사ㆍ저작자ㆍ도서판매업자가 교과서 선정과 관련해 학교발전기금ㆍ교구ㆍ교재 등을 제공하는 행위, 이들이 직ㆍ간접으로 금품ㆍ향응을 제공하는 행위 등이다.

또 출판사가 불법ㆍ부정한 방법으로 다른 교과서 선정을 방해하는 행위, 학연ㆍ지연을 통해 자사 교과서 채택을 권유하는 행위, 무상으로 교사용 지도서ㆍ보조자료를 주거나 학습자료를 다운로드 받도록 하는 행위도 포함된다.

이를 어길 시 제제조치로는 해당 출판사ㆍ저작자는 검정 합격 취소나 1년 범위에서 발행정지, 발행권 변경 등이 이뤄지며, 교원은 '부패방지법'과 '공무원 비위사건 처리규정' 등에 따라 중징계하고 학교장은 관리 책임에 따라 문책한다.
특히 학교에는 특별장학지도와 특별감사를 하는 한편 행ㆍ재정적 제재도 가해진다.

이와 관련해 교과부 관계자는 "각 학교에서 비리ㆍ불공정 행위가 적발되면 중징계하고 수사기관에 고발할 방침"이라며 "교과서 선정 후에도 사례 성격의 사후 금품 수수가 있는지 지속적으로 단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19일 교과부는 2009년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오는 2012년 3월부터 사용될 초등학교 5ㆍ6학년,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0개 교과(보통교과)용 교과서의 검정 심사를 실시해 합격 도서를 발표했다. 각 일선학교들은 이들 합격도서들 중에서 10월까지 자체 심사 절차를 거쳐 최종 도서를 선정하게 된다.
/이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