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일선 학교에서 ‘방과 후 학교’ 과목을 두고 눈치작전을 펼치고 있다.
전북도교육청을 비롯해 '진보' 성향을 가진 교육감들이 ‘방과 후 학교에서 교과 교육을 줄이고 문화ㆍ예술ㆍ체육ㆍ봉사 등 교과 외 수업을 대폭 늘리겠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일부 학교들이 어떤 과목을 개설하는 것이 유리할지 고심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방과 후 학교에 대해 28일 학생ㆍ학부모의 수요와 선택에 의한 단위학교 자율 운영 원칙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도교육청도 교육 수요자들의 요구에 따라 과목을 개설하도록 하고 있다”며 “그러나 (올해 초부터 예체능 교과 강화를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오고 있는 것과 관련해)일선 학교에 특기적성을 강화하도록 예기는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3월 김승환 교육감은 음악, 미술, 체육 수업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이에 대한 지원도 점차 늘려 나가고 있다.
겉으로는 학교 자율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예체능 과목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는 도교육청을 두고 일선 학교들은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를 상황이다.
현재 방과 후 학교 참여율은 학교평가와 학교성과급제의 주요 지표로 설정돼 있어 학생들의 참여율이 높을수록 학교는 좋은 평가를 받고 성과급도 많이 지급받는다.
이 때문에 학교들은 학생들의 참여율이 높은 교과 과목을 선호하고 있지만 예체능 과목에 대한 도교육청의 관심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주시내 A학교 관계자는 “예체능 과목에 대한 지원 및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교육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학교에서도 특기적성에 대한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방과 후 학교에 예체능 과목을 늘리면 참여율이 낮아져 학교평가 및 학교성과급 등급이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도교육청의 애매한 태도에 일선 학교만 피곤해진 상황”이라며 “상급 기관의 눈치를 보기보다는 학생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학부모들과 상의해 소신껏 끌고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도내 초ㆍ중ㆍ고교 방과 후 학교 교과 과목 개설현황을 살펴보면 초등 40%, 중등 80%, 고등 90%의 비율로 일선 학교들이 특기적성(예체능) 과목보다는 교과 과목을 선호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