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을 찬찬히 둘러보자. ‘눈에 담기’만으로는 너무나 아쉬운 풍경이 넘쳐난다. 언제부터인가 일상을 나도 모르게 사진으로 남기는 기록 아닌 기록을 시작했다. 한 장, 두 장, 매력적인 사진이 쌓여간다. 참 좋은 세상이다. 사진을 찍어서 인화할 필요가 없다. 그 자리에서 상대에게 보내거나, 보정을 하거나, 수정하거나, 카카오스토리, 페북, 인스타그램 등과 같은 SNS를 활용해 사진첩을 만들어 보관할 수 있는 매력적인 방법이 많다.

모르긴 해도, 지금까지 사진을 정리하면서 상당한 시행착오를 거쳐 왔다. 우연히 시작한 ‘눈에 담기’와 사진 작업은 나에게 하나의 즐거움으로 자리 잡았다. 페북을 통해 ‘2020-31호 눈에 담기’까지 시리즈로 한 편의 ‘시와 함께 저장하는 글쓰기’는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소통의 공간’이기도 하다.

다양한 색깔의 백합이 눈에 들어왔다. 아무리 부정하려 해도 아름답다 못해 눈이 부시다. 백합의 향연을 눈에 담다 보니, 사진이 ‘실물보다 아니다’라는 아쉬움이다. 비싸고 좋은 사진기는 아니지만, 나름 노하우를 가지고 사진을 촬영한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보니, 은근 칭찬이 들려오고, ‘사진을 전문적으로 시작해 보는 것이 어떠냐’는 질문에 당황스러운 상황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생각 없이 바라다보면

손바닥으로 가리려 가리려 해도 

눈이 부셔 어쩔 수 없이, 고개 들어 

눈에 담은 청춘의 

하얀 노랑 빨강 물감이 

가득가득 물들고 물들면, 

지워지지 않는

너는, 일곱 색깔 무지개처럼 

누군가의 마음에 새롭게, 피어난 

다양하고 복잡한 저마다의 꽃이다    

-박여범<꽃> 전문-

<하편에 계속>

박여범 / 용북중학교·시인·문학박사·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