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은) 물산이 풍부한 참으로 살기 좋은 곳이다(物産之豊 眞天府之地也) -운수지 中
섬진강이 흐르고 성수산이 굽어보며 상서로운 정기를 내뿜어 예부터 살기 높은 곳으로 불렸던 임실의 역사와 문화를 한 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임실’전이 국립전주박물관에서 26일부터 오는 9월18일까지 진행된다.
국립전주박물관이 전북도 각 시ㆍ군의 역사, 문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지난 1999년부터 ‘전북의 역사물물전’을 시작했으며 올해는 그 열 번째 이야기로 임실을 만난다.
곽동석 관장은 “국립전주박물관이 소재 지역의 역사 문물전 기획의 물고를 텄다는 데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며 "구석기시대에서 현대까지, 오늘날 임실을 있게 만들어준 유물과 유적들을 볼 수 있는 전시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전은 150여점의 유물이 전시되며 다섯 개의 주제로 나눠 2만3,000년 전부터의 임실의 모습을 선보인다.
우선 ‘산과 물이 어우러진 명당’에서는 임실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지리적 특성을 살펴볼 수 있는 고지도와 탑본 등 다양한 역사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고려 태조 왕건이 성수산 골짜기에서 목욕재계하고 관음보살의 계시를 받은 후 그것을 기념하기 위해 바위에 새긴 ‘환희담(歡喜潭)’. 이어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 역시 왕건이 목욕했던 곳에서 승려와 함께 3일 동안 목욕을 했는데 그 승려가 부처였던 것을 깨닫고 ‘삼청동(三?洞)’이라고 새긴 탑본 역시 만나볼 수 있다.
이어 ‘임실의 발자취’에서는 임실군 신평면 가덕리 하가 유적을 통해 구석기 시대를 거쳐 조신시대까지의 임실을 시대별로 전시했다.
진정환 학예연구사는 “2008년 하가유적에서 일본 고유의 석기로 알려졌던 나이프형 석기가 발견됐다”며 “이를 통해 나이프형 석기가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전해졌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불심 가득한 땅’에서는 임실의 명찰, ‘진구사’와 관련된 유물을 살펴볼 수 있다. ‘진구사’가 새겨진 기와 조각, 전북도 유형문화재 제82호인 ‘비로나자불’을 만날 수 있다.
진구사는 ‘삼국유사’에 고구려 승려인 보덕의 제자 적멸과 의융이 창건했다고 전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자료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상태다.
또한 ‘충신, 효자, 열녀 그리고 의견(義犬)’에서는 김복규ㆍ김기종 부자의 효행을 기리기 위해 추사 김정희 선생이 직접 쓴 탑본과 정려현판 등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흥이 많은 사람들’에서는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호남좌도 농악의 정수인 필봉굿의 여러 모습을 볼 수 있다.
/윤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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