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교육청의 조례안이 학생인권에만 너무 치중된 것 아니냐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는 최근 도내 몇몇 학교에서 교권실추의 단면을 보여주는 일이 잇따라 발생한 것과 무관하진 않다.
도교육청은 지난 29일 학생들의 인권과 교원의 권한ㆍ권리 내용을 담은 2건의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날 발표된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의 신체에 직접적, 간접적으로 고통을 가하는 행위를 금지했을 뿐 아니라 복장과 두발 등 용모에서 자신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권리를 폭넓게 부여했다.
교권조례는 주로 교원의 지위와 교육에 관한 권리를 비롯해 수업권과 차별의 금지, 종교의 자유 등 교원의 인권에 관한 내용들을 담고있다.
조항 수만 보더라도 학생인권조례안은 총 51개 조항 2개 부칙으로된 반면, 교권 조례안은 총 15개 조항 1개 부칙으로 구성돼 판이한 차이를 보였다.
때문에 학생인권조례안에 비해 교권조례안은 좀더 포괄적이고 추상적일 수 밝에 없다.
이처럼 교권조례안보다 학생인권조례안이 좀더 직접적이고 세부적으로 구성되면서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교원의 권한과 권위가 실추되는 일이 잇따를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실제로 최근 전주 모 초등학교에서 여교사가 학생의 이모에게 머리채를 잡히는 등 폭행을 당해 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주장하며 경찰에 신고한 일이 발생했다.
또 학생을 체벌한 교사를 학부모가 학교로 찾아와 폭행해 서로 맞고소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이에 대해 한 중학교 교사는 "교사의 권위는 어디서 찾아야 할지 걱정"이라며 "학부모들이 교사를 존중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어떻게 아이들이 선생님을 존경하고 따를지…"라고 걱정했다.
이 교사는 이어 "교사의 권위와 학생의 인권이 조례로 보호되는 일은 참으로 한탄스러운 일이지만, 이왕에 마련하는 조례라면 학생의 인권 보호만큼 교사의 교권도 보호될 수 있는 세부적인 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학부모 심씨(57)는 "선생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는 말이 퇴색할 많큼 교사에 대한 존중심이 많이 떨어진 것 같다"며 "학생들 스스로가 선생님을 존중하도록 만드는 일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발표된 조례안은 확정된 것이 아니다"며 "17일까지 단체 및 개인들에게 각종 의견을 수렴해 최종적인 안을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의견을 수렴해 문제가 있거나 추가해야 할 부분이 있으면 조례안에 첨가 및 수정할 것이고 조례안 확정 때는 세부적인 해설서도 발행할 예정인만큼, 오해의 소지가 없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