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있는 옷을 샀더라도 10년 후엔 몸에 맞지 않는다"
"지금 시행하는 제도들이 몇년 후에 제대로 정착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천천히 교육 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
취임 1주년을 맞은 김승환 교육감이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교육철학과 관련해 '시기상조'라는 말을 역설하며 예로 든 말이다.
29일 전북도교육청은 '학생인권 조례안'과 '교원의 권한과 권리에 관한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번 조례안은 평소 학생인권과 교권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김승환 교육감의 투 트랙 전략 방침을 그대로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이번 조례안을 보고 한마디로 '김승환 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 하나 하나가 모두 '이상적'인 모습으로 과연 현장에 잘 정착될 수 있을지 걱정되지만 언젠가는 해야할 아니 바꿔나가야 할 모습들이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한 예로 우리는 항상 학생들에게 '학생다움'을 강조해 왔다. '머리는 학생답게 옷차림도 학생답게…
우리 사회는 '학생답게'란 한마디 단어로 모든 학생들의 두발과 옷차림을 획일화 시켜온게 사실이다.
그러나 학생인권 조례안을 보면 복장과 두발 등 용모에서 자신의 개성을 실현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해 학생의 자율적 선택에 따라 이뤄질 수 있도록 근거를 제시했다.
혹자는 이를 보고 학생이 머리를 노랗게 하고 너덜너덜한 옷을 입고 다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할수도 있다.
그러나 개성을 중시하고 표현이 자유롭다고 해서 모두 머리를 노랗게 하고 이상한 옷을 입으리라는 것은 그저 흑백논리에 빠진 편견에 지나지 않는다.
이 조례안은 완성품이 아니다. 현실에 맞게 대입하며 더 좋은 대안을 찾아가는 과정일 뿐이다.
제도는 시스템이 완성하는것이 아니라 사람이 만들어 가는 것이며, 이 조례안을 만들어가는 것은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이다.

/이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