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민자들이 갖은 폭력에 시달리고 있다. 그들의 인권보호와 그와 연관돼 생성된 한국남성 및 지역의 부정적 이미지를 씻어내기 위해서라도 더 이상 방치해선 안된다.
엊그제 전주 아시아 이주여성센터 측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서만 도내 결혼이민자들의 정착 애로 상담건수가 모두 42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돼 있다. 상담내용은 가족들의 물리적 폭력 및 언어, 무시 등 가정폭력이 주류를 있으며, 이웃들의 냉담도 상다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돼 있다. 아무튼 도내 결혼이민자 전체 수가 대략 8,000여 명인 점, 그리고 자기를 드러내는 상담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더욱이 폭력내용들을 보면 아예 인권이 사라져 있다. 그 자체도 심각한 문제지만, 가해자 입장이 된 우리가 오히려 부끄러울 정도다. 생각해 보라. 이역만리 친정을 떠나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서 언어, 가치관, 생활 등이 전혀 달라 이해와 보호가 각별히 필요한 그들이 아닌가. 같은 인간으로서 돈이 필요했건 뭐가 됐건 낯선 이 곳에 와서 의지하고 있는데 유일하게 믿고 의지하는 남편이란 사람들이 툭하면 욕설이고 손찌검에 린치까지 서슴치 않는 등 마치 노예 취급당하고 있으며 게 중에는 시부모 등 다른 가족까지 폭력에 가세한다니 그 한숨과 절망감이 어떠하겠는가. 게다가 자칫 이혼당하면 불법체류자로 전락하게 되기 때문에 그저 참아야 하는 ‘벙어리 냉가슴’도 적지 않은 경우도 많다니 보통 안타까운 일이 아니다. 
아무튼 이대론 안 된다. 그들은 이미 이방인이 아닌 우리사회의 구성원이다. 거의 자녀를 출산했으며, 차별받아선 안될, 말 그대로 이 땅에서 함께 살아가야할 어엿한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런데 노예취급이라니, 오히려 우리가 부끄러울 일로써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들의 남편과 가족 뿐만 아니라 도민 모두가 그들을 이해하고 아껴줘야 한다. 그들은 이제 절대로 남이 아닌, 가족이라는 확실한 인식, 그리고 같은 공동체의 주체이자 다정한 이웃이라는 인식의 정착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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