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절약이 소망스러운 때가 되었다. 일 년 중 이맘때 에너지 소비가 가장 많기 때문이다. 오늘날 에너지는 곧 국가의 힘이고 경쟁력이다. 에너지 보유량이 국가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모든 나라들은 에너지 생산에 열을 올리면서도 어떻게 하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인지에 골몰하고 있다. 그리고 그 효율적인 방향은 자연스럽게 생산적인 쪽에 모아지고 있다. 단순히 냉방을 위한 소비재로서보다 공장에서 물품을 만드는 쪽으로의 활용이 우선시 되고 있는 것이다.
해마다 이맘때쯤 에너지 절약 캠페인이 벌어지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한국이 에너지 생산 강국의 반열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에너지 소비량도 엄청나다. 그리고 국가총생산액에서 에너지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만만치 않다. 수출로 벌어들인 돈을 석유 수입으로 거의 다 쓰고 있다고 할 정도이다. 결국 과도한 냉방이 지목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데 어떤 경우에는 전기 공급이 임계점에 다다를 정도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가 에너지 절약에 강수를 두면서까지 나서고 있을 터이다.
그런데 그 에너지 절약을 어느 정도까지 할 것인지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하다. 섭씨 30도를 웃도는 더위가 연일 계속되고 있기에 그럴 것이다. 에너지 절약 캠페인에 불만이 있는 공공기관이 많다는데 문제이다. 에너지 절약에 동참해 마땅하지만 관공서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의 호소를 들어보면 그 에너지 절약이라는 게 난감하다. 민원실은 민원실대로 사무실은 사무실대로 찜통더위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냉방기 온도를 약간 올리는 것으로는 모자랐는지 어떤 경우에는 냉방기를 꺼버린 채 근무를 했다니 너무 억지스럽다.
에너지 절약과 관련해서 합리적인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정부의 시책에 역행해서도 안 되지만 근무자들이 비지땀을 흘리는 가운데 비효율적인 업무를 하는 것도 마땅치 않다. 그리고 여기 지적할 것이 있다. ‘글라스 커튼월’ 식의 건물 말이다. 에너지 소비와 관련해서 비효율적이라는데 모든 관공서 건물들이 한결같다. 이렇게 될 줄 몰랐는지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