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이 다시 공중부양 할 태세이다. 정유사의 공급가격 인하 종료시점이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벌써부터 주유소마다 물량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영향을 주는 두바이유 현물가격이 보합세인데도 기름값은 이미 오름세다.
기름값 할인조치는 사실상 소비자들의 피부에 와닿지 않았다. 전주의 경우 요즘 무연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당 1,878원 안팎이다. 3개월 전의 1,952원에 비하면 리터당 74원 정도 하락했지만 정유사들이 100원 인하를 내세운 것과는 판이하다. 겉으로만 소리가 요란했을 뿐이다.
국제유가는 여전히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지만 기름값 할인 종료시점이 가까워지자 급등세로 돌아섰다. 다음달 6일이면 기름값 인하조치가 만료돼 인상 전에 물량을 확보하려는 주유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공급가격이 환원될 경우 리터당 2천원에 이르는 것도 시간문제임에 틀림없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비축유 방출은 희소식이다. 우리 정부도 이에 동참해 346만7천 배럴을 내놓기로 했다니 기름값 안정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한번 환원돼버린 기름값이 다시 내려가리라고 기대할 수만 없다.
기름값이 국제 석유수급에 좌우되는 구조는 어찌 보면 불가항력이다. 문제는 정유사들이 3개월 시혜한 것처럼 생각하고 이전 가격으로 일제히 환원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등 근본적인 조치를 취하는 데 지혜를 모아주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