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가 뒤늦게 구호조치된 불우이웃들이 도내에만 총 833가구 1,7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정읍 201명, 익산 139명, 순창 102명, 남원 91명, 고창 40명, 김제 38명, 군산 22명, 부안 21명, 완주 13명, 임실 10명, 진안과 장수가 각각 9명, 무주 2명이 그들이다. 이들을 가구 유형별로 보면 노인층이 223건(28.0%)로 가장 많고, 장애인이 147건(17.6%), 아동이 24건(2.9%), 기타 439건(51.5%) 순으로 돼 있다. 
이는 당초 중앙 및 지방정부의 기존 복지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은 사람들이다. 말그대로 복지사각지대에 방치됐다가 이번에 발견돼 구조된 사람들 수자다.지난 달 초, 대통령 특별지시로 전북도가 일선 시-군과 함께 실제 조사를 해보니 이렇게 나온 것이다.
이들의 사연이 너무 기막히다. 익산의 각기 26세의 장애인 부부는 공공화장실과 공원 등지에서 노숙생활을 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었다. 가정을 꾸리고 살았지만그 남편은 형제들로부터 구타와 임금착취 등을 당하면서 소득이 끊겼고 아내는 구직이 여의치 않았다. 결국 월세가 밀려 견디다 못해 지난 2월 집을 나와 찜질방과 여인숙을 전전하다가 그만 노숙자의 길을 걷고 말았다. 발견 당시 아내는 임신 5개월 째였지만 그 같은 사실도 모른 채, 하루살이에 전전긍긍했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김제 터미널 근처에서 배회하면서 쓰레기통을 뒤지다가 발견된 사례도 있었다. 정신장애 3급을 앓고 있는 이 사람은 거처가 불분명해 조사원 조차 애를 먹었었다고 한다.
그나마 이들은 다행히 지자체 조사원들에 의해 발견돼 구호를 받았기에 망정이지 아직도 발견되지 않은 불우이웃들이 적지 않을 터다. 유사 이래 최고의 물질문명과 풍요로움을 자랑한다는 우리사회의 한 단면임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그러나 엄연한 현실이다. 그렇지 않아도 차상위계층이 더 어렵다는 등 우리의 복지체계에 문제점이 적지 않다. 이번 기회에 그런 부분과 함께 복지사각지대의 보다 정밀한 점검이 있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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