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군산 간 번영로의 활용방안이 없을까. 자전거 도로 얘기도 나오지만 쉽게 결정낼 문제는 아닐 성싶다. 더 충분히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당초 번영로는 일제가 수탈을 위해 1908년에 전국 최초로 만든 신작로였다. 비록 그런 아픔 속에서 출발했지만, 그래도 이 도로는 전-군 간 46km에 달하는 26번 국도라는 이름으로 한때 말그대로 번영을 구가하기도 했었다. 특히 이 번영로는 80-90년대 전국에서 가장 긴 벚꽃 100리 길로 진해 군항제 만큼 유명세를 타며 전국에서 수많은 인파가 몰려 그 이름 처럼 번영을 구가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지난 2002년 그 옆으로 자동차 전용도로가 개설되면서 차량통행이 급감하면서 쇠락의 길에 들어섰다. 원래 지난 1975년 일본 관동지구 전북인회에서 희사해 심었던 벚나무들도 처음의 6천474 그루 중 거의 절반이 말라죽거나 고나리부실, 혹은 이전 등으로 현재는 3천819 그루에 불과, 마치 듬성듬성 이 빠진 흉한 모습으로 쇠락을 재촉하는 형국이다. 일제 강점기에 개설돼 '수탈사의 길'에서 80-90년대 '번영의 길'로, 그리고 2000년대 들어서서는 '쇠락의 길'로 전락한 셈이다. 2000년대 들어서는 알량했던 국-도비 투자 마저 매년 현격히 줄더니 이젠 아예 그 마저 끊긴 상태다. 지난 2007년도만 해도 이 도로의 유지-관리비로 총 1억4천100만원의 국-도비가 투입됐었는데 그 이듬해엔 1억900만원으로 감소했고, 또 그 이듬해엔 8천만원만 투입되더니 그 다음해인 2010년부턴 아예 이 마저 끊겼다. 결국 이대로 방치인 셈이다. 마치 연대는 다르지만 과거의 영화를 잃은 우리 전북도와 그 사정이 너무나 비슷한 것 같아 가슴이 쓰릴 정도다.
어쨌든 이를 아쉽게 여긴 도의원이 며칠 전 의회에서 지사에게 대책을 물었다. 지사는 기다렸다는 듯, '국가자전거도로 구축계획'에 따라 자전거도로를 기설하겠다고 답했다.
자전거도로 개설도 좋겠지만 그렇게 쉽게 단정짓지 말고 좀더 고민하고 연구해 주기 바란다. 이 도로 인근에 근대문화 유산이 다수 분포돼 있어 잘 활용할 경우 훌륭한 문화관광 인프라로 발전시킬 수 있기에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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