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인 한유(韓愈)에 대해서 가끔 생각할 때가 있다. 그는 당나라 사람으로서 당대에 뛰어난 문장가였다. 그래서 후대인 송나라 때도 그의 산문은 전범(典範)이 되었다. 그의 문장은 간결하면서도 무게가 있어 생각을 자극한다. 그의 글은 오늘날에도 훌륭한 모범이 되기에 충분하다는 게 내 생각이다.
 한유는 하남성(河南省) 회주(懷州) 수무현(修武縣) 사람으로 자가 퇴지(退之)이고 시호는 문공(文公)이다. 그는 768년에 태어나서 824년에 생을 마쳤다. 그러고 보니 지금의 내 나이보다 짧은 세월을 그는 살다가 갔다. 공직에 오래 있었으면서도 그가 남긴 엄청난 저작들을 생각할 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실감한다. 나이가 많아도 헛되이 산 사람이 많은데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라는 깨달음과 함께 부끄러움이 엄습한다.
 한퇴지가 남긴 글 중에 택언해(擇言解)가 있다. 말을 가리는 것에 대한 풀이가 되겠는데 그는 불과 물로 일어난 재난은 막을 수 있어도 말이 초래한 화는 막을 길이 없다고 경계했다. 불이 일으키는 화재보다도, 물이 일으키는 홍수보다도, 말이 일으키는 화(禍)가 더 큰 재앙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그의 글을 신문 지면에 다시 옮겨보려고 한다. 동기는 어떤 친구를 위해서이지만 결과는 나를 성찰하기 위해서이다. 글 중에 언급되는 생물은 인간을 말하는 게 틀림없을 터이다.
 “불은 은밀한 곳에서 생겨나는데 그 쓰임새는 실로 크다. 불의 본래 성질을 거스르지 않으면 사르고 굽고 녹이고 그릇도 구울 수 있어서 생물을 이롭게 한다. 그러나 제멋대로 내버려두고 제어하지 않으면 반대로 재(災)앙이 된다.”
 “물은 깊은 곳에서 나오는데 그 쓰임새는 실로 엄청나다. 물의 본래 성질을 거스르지 않으면 띄우고 싣고 마시고 부을 수 있어서 생물을 구제한다. 그러나 물이 흐르는 대로 내버려두면 반대로 환(患)란을 당하게 된다.”
 “말은 미세한데서 시작되지만 그 쓰임새는 실로 광대하다. 말의 본성을 어기지 않을 수 있으면 교화하고 명령하고 고지하고 가르칠 수 있기에 생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조심하지 않으면서 함부로 내뱉으면 반대로 화(禍)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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