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일생을 살다보면 여러 가지 힘든 일들을 겪습니다. 경제적인 곤란, 건강의 악화, 연인과 헤어짐, 주위사람들과의 갈등, 뭐 여러 가지죠. 한 가지, 한 가지, 그 상황을 겪고 있을 때는 너무 힘듭니다. 이 때에는 정신적으로도 힘들지만 신체적으로도 많이 힘들어지게 됩니다. 정신적으로는 주로 우울증이 나타나고, 신체적으로는 두통이나 두근거림, 만성피로, 관절통 등 거의 모든 증상이 나타나게 되죠. 이 때 사람들은 그냥 그려려니 하거나 신체적인 증상이 심해지면 그때서야 병원을 찾곤 합니다.
선조들은 이런 스트레스 상황에 대한 몸의 변화를 인지하고 적절한 치료를 해왔습니다. 대표적으로 탈영실정증이라는 것이 있는데요. 참 재미있습니다. 탈영증이라는 것은 지위가 높았다가 어떠한 이유로 지위가 낮아지면서 생기는 증상을 말하고, 실정증이라는 것은 부자였다가 가난해지면서 생기는 증상을 말합니다. 구체적으로 몸에 살이 빠지고 기력이 떨어지고 때때로 깜짝깜짝 놀라고 입맛이 없어지고 정신이 흐릿해지는 증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탈영실정증도 ‘화병’의 일종에 속합니다. 그래서 원인은 주로 ‘화’에서 찾습니다. ‘화병’에서의 ‘화’는 불이란 뜻인데, 여기서 불이란 몸 안에서 열이 발생하는 현상을 표현한 것입니다. 이 열은 현대의학에서 말하는 ‘염증’이나 ‘체온상승’의 의미와는 약간 다릅니다. 주로 ‘심장박동수’ 증가, ‘충혈’ 등을 의미합니다. 우리 몸에서 화를 발생시키는 장부는 주로 심장과 간장과 신장입니다. 탈영실정의 상태가 되면 이들 세 장부에서 화가 발생되어 비장이나 폐장, 그밖에 위, 소장, 대장, 방광 등의 기능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러면 위와 같은 증상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탈영실정증이 주는 큰 의미는 여러 가지 스트레스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 있다는 것입니다. 원인은 스트레스지만 신체적인 증상이 그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신체적인 증상을 호전시켜준다면 정신도 맑아지고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힘을 기를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면 아무래도 소극적이게 됩니다. 경미한 우울증인 셈인데요. 이 스트레스 상황에 대처하는 노력을 하지 않고 소극적으로 지내게 되면 우울증이 점점 심해집니다. 하지만 초기에 적극적으로 대처를 하시면 우울증이 심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혹시 지금 스트레스 상황이라면 혼자 힘들어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