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H 일보에서 이런 제목의 기사를 냈었다.

'내 편만 옳다는 극단의 목소리.... 중도의 목소리가 설 곳이 없다'

요즘 일부 언론들과 야당이 가장 많이 쓰는 단어 중 하나가 '중도'라는 단어다. 표면적으로는 민주당에도 실망하고 자유한국당은 싫어하는 그들을 지칭하는 표현이라고 한다. 때문에 민주당 지지자들과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의 강렬한 충돌에 그들이 설 자리가 없다고. 그런데, '중도의 목소리가 설 곳이 없다' 는 말은 과연 제대로 된 표현일까?

우선 '중도'라는 표현의 당위성을 먼저 따져보자. 중도의 성격을 가진 목소리라는 게 존재할 수 있나? 나는 아니라고 본다. 중도는 아직 어느 쪽도 선택하지 않은 사람들을 말한다. 일부 언론들이 말하는 합리적(?) 보수나 개혁적 보수는 중도가 아니다. 그냥 보수지. 그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보수들이 다른 정치 세력을 지지하는 걸 본 기억이 있나? 나는 없다. 기껏해야 자유한국당 싫으니 바른미래당 지지하겠다, 이정도가 고작이다. 아니면 이도 저도 아닌 안철수씨를 지지 하던지.

진보도 마찬가지다. 정의당이나 녹색당처럼 극단의 진보가 아니라고 해서 진보가 아닌 것은 아니다. 그들이 자유한국당에 표를 던지는 걸 본 기억이 있나? 나는 없다. 표를 포기하면 포기했지, 자신들의 대척점에 서 있는 정치그룹에 표를 주지는 않는다.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보수들과 마찬가지로 기껏해야 이도저도 아닌 안철수씨에게 표를 던지는 게 마지노선이었다. 

안철수씨 같은 제3세력에 표를 던지는 건 그럼 중도인가? 말이 되나. 그들은 중도가 아니라 제3세력을 지지하는 목소리들이다. 아무리 대한민국이 거대 양당 체제로 나뉘어져 있다고 해도 그 두 세력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도'라고 불리는 건 어불성설이다. 결론적으론 자신들의 목소리를 선택한 건데. 그런 사람들이 무슨 중도란 말인가.

중도는 목소리가 있나? 당연히 없다. 목소리를 내는 것은 누구나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이념이 옳다고 믿기 때문에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아무 것도 결정하지 않고 관망 중인 사람들에게 무슨 목소리가 있나. 무언가를 결정하면 그때나 목소리가 생기는 거지.

<하편에 계속>

곽보경 / 칼럼니스트 겸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