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매일 기자를 남원시청에 출입제한 시켜라! 악의적인 보도를 일삼는 이성규 기자를 고발하라!”
남원시청 공무원들이 출근시간이면 어김없이 남원시 공무원노조원들이 주장하는 1인 피켓시위 내용이다.

 

“전주매일 이성규 기자가 남원시에 거들먹거리면서 나타나 건설과를 비롯하여 건축과와 도시과 및 국립공원 등 현업부서에 대해 뒷조사를 하고 다닌다고 합니다”

 

남원시지부 노조가 자체 게시판과 내부 전산망을 통해 26일 밝힌 공식 내용 중 일부다. 가관도 이런 가관이 없다. 이젠 1인 피켓시위도 모자라 인터넷 게시판까지 동원해 개인 비방도 서슴치 않는 행태에 말문이 닫힐 따름이다. 또 공무원들을 대변한다는 그들의 주장치곤 험악하기 짝이 없다. 이리 저리 날뛰는 모양새가 꼭 어린아이를 개울가에 방치한 꼴이라니 더 이상 눈 뜨고는 못 봐주겠다. 마치 시대를 거슬러 5공 때처럼 무소불위에 젖어 사는 권력집단이라도 되는 줄 착각하면 큰 오산이다.

 

심지어는 취재와 관련된 부서에 전화를 걸어 “취재에 응하지 말라”고 종용하는데 총력(?)이라니 한심하다. 노조집행부의 간섭이 도를 넘어섰고, 공직자로서는 감히 상상하기 힘든 행태를 스스럼없이 자행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가 찰 노릇이다.

 

한 가지 또 분명 짚고 넘어가자. 취재에 나선 기자(필자)에게 ‘거들먹거린다’는 표현과 ‘사이비’로 지목해 일방적으로 몰아부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고, 명예훼손이 분명하다. 이럴 때는 ‘유구무언(有口無言)’이라는 말 외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그럼에도 그 까닭을 굳이 밝혀야겠다. 먼저 ‘기자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라고 해야겠다. 그래서 때가 묻지 않았다. 행여 취재원에게 고압적일 수 있다는 인상을 줄까봐 말을 아꼈고 행동은 겸손하려 애를 썼다. 구린내를 풍기지 않기 위해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을 고쳐 쓰려고도 하지 않았다. 취재한 관한한 온갖 압력에도 굴하지 않았다.

반드시 사실에 근거해 보도했으며 이를 엿(?)바꿔 먹은 적도 없다. 구태적인 기자상을 답습하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했다. 그런데 돌아온 댓가는 상식 밖이었고 기자에게 가장 불명예스러운 단어인 ‘사이비’란 칭호는 굴욕에 다름 아니다. (너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마태복음 7장)
 

정확한 내용도 아닌 일고의 가치도 없는 글로 명예를 실추시키는 공노조의 ‘저의’가 궁금할 따름이다. 뭐가 악의적인 보도고, 무슨 근거로 필자를 사이비 기자로 찍어 깎아내리는지 합당한 근거를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다.

 
특히 공적인 게시판에 개인의 인격과 명예를 아랑곳 하지 않는 표현을 일삼는 일련의 행위는 명예훼손으로 강력 처벌받는다는 사실을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한마디로 ‘경솔함’ 그 자체이면서 그들의 ‘인격 됨됨이’를 만천하에 알리는 행위가 아니고 무엇이랴. 또 본지에서 단독 취재한 고발성 보도에 대해 자성하거나 개선의 노력은 커녕 되레 취재기자를 향해 근거없는 비방행위를 유포하는데 급급하는 속뜻을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

 

시시때때로 공노조를 앞세워 악의성 글을 마구잡이로 올리는 행태도 조잡함 일색이다. 마치 공노조 전체의 의견을 반영한 공식 입장인 양 침소붕대하는 발상이 결코 떳떳치 못하고, 그 글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분명히 다짐하고 넘어가겠다. 악의적 여론을 조성해 궁지로 몰아 부친다고 심지 있는 굳은 직필(直筆)이 굽을 일(曲筆)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또 한가지 짚고 갈 일이 있다. 매일 시청 정문 앞에서 지난 인사에 대한 형평성 등을 이유로 윤승호 남원시장과 집행부를 비난하는 시위에 열을 올리고 있는 사실을 말이다. 누구를 무엇을 위해서인가.

 

부당함의 근원을 바꾸려는 노조원들의 수고스러움은 물론 인정한다. 그렇지만 합당한 근거를 가지고 피켓시위를 하는 건지, 언로를 호도하려는 것인지 분간이 안선다.

시 집행부의 시선과 관심을 바라는 행동인지는 알 수 없으나 시민들의 눈에 과연 그것만이 정도(正道)인지, 또 시민들의 눈엔 어떻게 보여질지 정직하게 뒤돌아봐야 한다. “남원시의 일그러진 자화상을 보는 듯 하다”는 한 시민의 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그것도 벌써 4개월 넘는 시간을 허비하면서까지 말이다. 이를 지켜본 일부 공무원 사이에서는 “동료들의 권익을 위해서는 부당함에 맞서는 것도 어느 정도 필요하고 중요하다. 그러나 집행부의 일면을 살펴보면 진보성향에 따른 개혁적 의식만 강하고 앞섰지 설득력 있는 리더십 부재로 남원시 전체 공무원들을 대변할 수 있는 그런 수준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며 각성을 요하고 있다.

 

냉정해 보자. 언론과 노조는 어쩜 추구하고자 하는 행위에 비슷한 부분이 많다.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시민에게 알권리를 제공한 게 현 남원시 노조가 ‘껄끄러워하는 기자상’ 이라는 것쯤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출입처를 놓고 ‘불가방침’을 일방적으로 결정해 통보하는 건 분명 비상식적인 발상이다.

더구나 어디 그뿐이던가. 노조 간부라는 사람이 기자가 근무하는 본사 경영진을 향해 남원 주재기자를 타인으로 교체해 달라고 몇차례 씩이나 엄포성 발언(?)을 했다고 하는데 그 무례함과 경망함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노조가 인사(人事)문제에 대해 ‘감놔라 배놔라’하는 집단은 결코 아닐진데, 하물며 타 회사 인사문제까지 아무 거리낌 없이 운운한다는 사실에 당혹감을 금치 못할 뿐이다. 이 역시 유구무언이다. 그에 대한 해석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두자.

달던 쓰던 언론은 노조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특정 소유물이 절대 아니다. 또 입맛에 맞는 앵무새 관변 기자들이 많다면 이는 분명 남원시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고 역행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남원시 노조는 깨달아야 되고 또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적절한 표현일지는 모르겠으나 고양이도 쥐를 몰 때는 도망갈 구멍을 두고 몬단다. “정도껏 하라”는 소리다. 또 최인호의 장편소설 상도를 보면 ‘계영배(戒盈杯)’란 술잔이 등장한다. 이 잔은 70% 이상 따르면 모두 줄줄 새버리는 마법의 잔으로 적절히 묘사됐다. 이는 탐욕과 넘침을 경계하라는 가르침을 전하는 것이다. 다시 한번 정중히 부탁한다. 당신들은 분명 남원시 공무원들을 대변하는 공인이다. 공인이면 공인다운 공정하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당신들의 그릇된 행동으로 인해 묵묵히 자신의 본분에 충실하는 선량한 다수의 남원시 공무원들이 해를 입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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