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의 30여년 해묵은 과제인 수석교사제가 딜레마의 연속이다. 올해 법제화 목전까지 갔던 수석교사제 관련법도 지난 4월 임시국회에서 끝내 처리되지 못했다. 6월 임시국회로 넘겨졌으나 장담할 수 없다. 관련 제도의 실효성 유무에 대한 찬반 입장이 워낙 팽팽하기 때문이다. 일선 학교는 물론 교원단체 끼리도 의견이 상당부분 엇갈리고 있다. 기본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세부 사안에 대해서는 상충되는 부분이 많다는 게 교육계의 시각이다.
지원자 역시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치고 있다. 일선 교육청마다 정부의 권장 목표 인원 채우느라 전전긍긍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전북지역의 경우 올 90명 선발 예정의 절반(45명)밖에 채우지 못했던 것이 단적인 예다.
수석교사제가 시범 운영된 지 올해로 4년째. 교육의 질을 높이자는 차원에서 도입된 수석교사제가 되레 분란의 씨앗이 되고 있는 꼴이다. 
◆수석교사제란 =수업 전문성이 우수한 교사에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해 학교 교육의 질을 높이자는 취지로 지난 1982년 첫 논의가 시작됐다. 실력과 일정 연차가 겸비된 교사를 상대로 전형을 통해 수석교사로 선발, 학습 및 평가방법 등을 연구하고 신임교사나 교육실습생, 기간제교사들에게 수업 컨설팅을 하도록 하는 제도다.
교과부는 수석교사제의 법제화가 지연되면서 지난 2008년부터 시범운영 형태로 운영해 오고 있다. 2008년 171명, 2009년 295명, 2010년 333명, 2011년 765명 등 매년 늘려왔다. 수석교사에게는 수업시수를 일반교사의 50%로 줄이고, 월 40만원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등의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이들의 수업 경감분을 보충하기 위해 대체강사를 쓰도록 했다.
◆교총ㆍ전교조 등 대립각 =교과부의 수석교사제 운영 세부 사안에 대한 교총과 전교조의 입장은 다르다. 교총은 수석교사제가 학교 현장에 정착되기 위해서는 법제화가 반드시 관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4년 간 시범운영을 통해 성과 및 필요성이 인정됐고, 장ㆍ단점 분석을 통해 문제점이 충분히 보완됐다는 점 등을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공교육을 살리는 데 확실한 발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수석교사제의 긍정적인 요인으로 교총은 꼽고 있다.
전교조는 입장이 다르다. 수업 중심의 학교 운영 체제 변화 시도에는 이견이 없으나 현행 수석교사제 법제화에 대해서는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수석교사제에 대한 개념 및 역할, 위상 등이 원론적 수준인데다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조차 도출하지 못한 상황에서 무조건 ‘법제화’만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 전교조의 견해다. 국회 법제화 통과 여부에 앞서 수석교사의 모호한 위상, 교감 등 관리자와의 갈등, 운영 모형의 혼선 등 제도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점 개선 보완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것이다.
◆전북은 =올해 전북지역 수석교사 선발 인원은 초등 13명, 중등 32명 등 총 45명. 교과부의 권장 목표 인원인 90명의 절반에 불과하다. 그나마 올해는 나은 편이다. 시행 첫해인 2008년에는 10명(초ㆍ중등 각 5명), 2009년 12명(초ㆍ중등 각 6명), 2010년 18명(초ㆍ중등 각 9명)으로 역시 교과부의 권장 인원에 크게 모자랐다. 올해의 경우 수석교사 신청자가 적어 지난해 11월부터 올 2월까지 3차에 걸쳐 추가 연장 모집하는 홍역을 치렀다. 한마디로 신청만 하면 이것 저것 따지지도 않고 전원 수용하다시피 했다.
전국적으로도 예외가 아니다. 올해 교과부가 계획한 전국 16개 시ㆍ도교육청 수석교사 선발인원은 2000명에 달했으나 실제는 1,250명에 불과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도무지 모르겠다”는 식의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구체적인 진행 과정이나 방향 등에 대해 전혀 아는 바도, 들은 바도 없다고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신청자가 적다는 것 자체로만 판단해 볼 때 수석교사제에 대한 일선 교사(학교)들의 (부정적인)입장을 짐작해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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