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정치권에서 공직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는 일종의 좋은 기회이자 꿈의 자리일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어떤 정부를 막론하고 검증을 받는 공직 후보자들에게 아주 작은 흠이라도 없는 경우는 드물었기 때문에 그 ‘흠결’은 모이고 모여 일부 정치인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키우기 위한 좋은 먹이가 된다. 이 때문에 정권과 관계없이 공직 후보자들에게는 온갖 의혹과 루머가 난무하곤 했다. 특히 대중적 인지도가 큰 후보들은 더한 경우도 많았다.

안타깝게도 이번 정부에서도 그러한 흐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들이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이면에 숨은 악의가 더욱 강하게 엿보인다는 점에서 다르다. 후보자 본인도 아닌 가족을 겨냥한 각종 의혹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후보자 가족들에게 있었던 일에 어떻게든 후보자 본인을 얽어 넣고자 하는 야당 의원들의 하이에나 식 노력에 언론이 이 때다 싶어 장단을 맞추는 통에, 애꿎은 사람의 이혼 과정까지 전 국민에게 생중계되고 있다. 이게 정상인가?

나는 이해심이 넓은 것이 아니라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와의 관련성이나 그 행위의 비도덕성 또는 위법성을 찾기가 쉽지 않을 뿐이다. 야당과 언론의 비윤리적 신상털이로 인해 후보자 형제의 배우자는 본인이 왜 이혼을 했고, 그 이후 왜 같이 거주했는지를 방을 써서 붙여야 했다. 이 점도 이해하기 힘들고, 자기 사재를 털어 장학재단을 만든 사람이 해당 재단의 정관에 위배되거나 특수 관계인과의 대가성이 없게끔 장학금을 지급했다면 그것이 무엇이 문제일까 싶다.

전 민정수석이었던 우병우씨 자녀의 군 복무와 관련된 사항이 털렸을 때와 비교를 할 수도 있겠다. 그러니 우병우씨의 아들은 본인의 복무 문제와 관련된 청탁 의혹이 이전부터 있어서, 특별 감찰관실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전부터 이미 감찰을 진행하던 중 석연치 않은 이유로 인해 검찰로 사건이 이관됐던 바 있다. 이 시점부터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우병우씨는 이미 자유롭지 않다. 공직과는 거리가 멀던 시절의 조국 후보자 가족에게 있었던 일과 비교하기는 어려운 일 아닌가.

<하편에 계속>

곽보경 / 칼럼니스트 겸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