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2019년 추경 안은 5조 8,300억 규모로 확정되었다.

기본적으로 현 정부는 2017년, 2018년 한 차례씩 추경을 계속 실행해 왔지만 적자국채를 편성하여 추경을 진행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적자국채 편성 사례 중 추경용 적자국채(적자국채 : 예상되는 세수 유입보다 정부 지출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할 때 차액만큼 발행하는 국채)의 발행은 지난 2015년 박근혜 정권 당시 ‘메르스 추경’ 에서의 6.6조원 적자국채 발행이 마지막이었다. 박근혜 정권은 이 말고도 당선 직후인 2013년 1차 추경 때는 세수 충당 목적을 위한 17.3조 규모의 추경을 진행하며 무려 8.7조원의 적자국채를 발행했다. 즉 적자국채는 여태껏 추경의 ‘통상적인’ 수단이었다.

그렇다면, 대관절 야당들은 자신들이 집권했을 때는 물 쓰듯이 사용했던 적자국채를 왜 이제 와서 사용하지 말라고 주장하는 것인가? 이에 대해 어제 오후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기자 간담회에서 “이자비용으로 인한 국민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 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는 ‘이자’ 의 관점에서 봐도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또는 모르는 척 하는 소리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번 추경에서는 사용할 세제잉여금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상황 하에 예산을 편성했었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작년의 세계잉여금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놀랍게도 이자비용을 경감하는 데 사용되었다. 만기가 아직 도래하지 않은 국채 4조원을 조기 상환하고, 연초 국채 발행 계획 대비 9조원의 국채를 덜 발행했기 때문이다. 즉 재정계획상 총 13조원의 부채에 대한 이자를 경감한 셈이다.

2018년 국고채 발행 계획량은 총 106조 원 가량이었고, 이 중 실제로 발행된 금액은 대략 97조원 정도이다. 즉 이를 계획대로 발행했다면 결산을 할 때 세계잉여금이 당연히 추가로 잡힌다. 원래 정부의 결산보고서에는 부채로 조달한 수입도 총 세입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즉 작년에 빚을 미리 내서 재무상태표상 자산계정에 현금을 쌓아 둔 뒤, 이를 이자를 내고 있다가 올해 사용할 것이냐 그렇지 않나면 그냥 올해 빚을 내서 올해 바로 사용할 것이냐의 문제이다. 딱 봐도 후자가 이자를 덜 지출한다. 돈을 바로 빌리기 때문이다. <하편에 계속>

곽보경 / 칼럼니스트 겸 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