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크 스트로스칸의 성추문이 화제이다. 스트로스칸이 누구인가. 그는 IMF의 총재이다. 그리고 프랑스의 차기 대통령을 예약해놓은 거물 정치인이다. 대통령 사르코지의 지지율이 20%대인데 반해서 스트로스칸의 지지율은 40%대 후반을 달리고 있는 까닭이다. 그런 그가 단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것을 날리게 됐다. 지난날 산업부 장관과 재무장관을 역임하면서 프랑스와 유럽에 쌓아 올린 경이로운 경제적 업적도 일시에 무너졌음은 물론이다. 비유컨대 그는 자기 자신에게 리히터 규모 9.9의 대지진을 일으킨 것이다.
스트로스칸이 자기 나라도 아닌 남의 나라에서 엉뚱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이 충격적이다. 뉴욕의 한 호텔 여종업원을 침실로 끌고 들어가 성폭행하려했다니 말이다. 세계가 존경하는 거물 정치인이 알몸 상태로 객실 청소원에게 추악한 짓을 저질렀다니 상상이 잘 안 된다. 그리고 현장에 휴대전화와 소지품을 남겨둔 채 서둘러 도망치려고 하다가 공항에서 이륙직전에 뉴욕 경찰에게 긴급 체포된 것은 창피도 보통 창피가 아니다. 그것은 조국 프랑스의 명예를 한없이 더럽힌 추태이다.
스트로스칸은 1949년 4월 25일생이다. 그러므로 만으로 예순두 살 나이다. 우리 한국식으로 치면 예순세 살이다. 그런 그가 한 때의 욕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서른두 살 딸 같은 나이의 여인을 범하려했다는 것은 수신의 부족으로밖에 달리 볼 수가 없다. 동양에서는 일찍부터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고 했는데 안타까운 일이다. 프랑스의 위치로 보나 자신의 이름값으로 보나 치국의 단계를 넘어서 평천하를 경영할만한 인물이었는데 말이다.
그러고 보니 수신을 못하고 성추문을 일으켜 패가망신한 이들이 떠오른다. 미국 대통령 클린턴, 이탈리아 총리 베를루스코니, 이스라엘 대통령 카차브 , 그리고 칸느영화제 대상에 빛나는 영화감독 로만 폴란스키와 골프황제로 잘 알려진 타이거 우즈가 그들이다. 그런데 성범죄가 과연 그들에게만 있었던 것일까. 드러나지 않았다 뿐이지 세계의 많은 거물들 중에는 성범죄 전과를 숨기고 있는 이도 있을 터이다.
성서 속의 다윗 왕을 생각한다. 성서의 표현을 보면 다윗왕은 하느님의 마음에 맞는 사람이었다. 그의 행적을 따라가다 보면 그는 비범한 인물이었다기보다 위대한 인물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그도 큰 오점이 하나 있으니 그것은 밧세바와 관련해서이다. 성문제에 관한 한 그 누구라도 방심하면 안 된다는 교훈이다.

/이희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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