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정의 달을 무색케 하는 것 중 하나가 이혼이다. 그 중에서 우리를 더욱 우울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다문화가정의 이혼율 급증이다. 최근 서울가정법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3년 간 접수된 이혼소송 중 다문화가정이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40%를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 2008년 서울가정법원에 접수된 이혼사건 1만2,100건 중 5,600여 건이 다문화가정이었으며, 2009년엔 1만2,400여 건 중 6,500 건, 지난 해인 2010년엔 1만2,500여 건 중 5,300 건이 다문화가정의 이혼소송였다. 우리 전북의 다문화가정 부부의 이혼률도 이와 비슷하다. 이혼소송 10건 중 4건이 다문화가정이라니, 그 높은 비율이 놀랍다.
어쨌든 이혼사유는 주로 극심한 언어 및 문화차이 속 남편의 폭력, 경제적 결핍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 중 폭력의 근거가 되는 이유는 뭣 보다 남편 쪽에서 "돈 주고 샀기에 내 맘대로 해야겠다"는 매우 잘못된 인식이 바탕이 돼 있는 점이었고, 경제적 결핍은 경제대응능력이 약한 이들 다문화가정 남편들의 실직이나 사업실패 등에 따른 소득감소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간과할 일이 아니다. 사실 다문화가정은 이미 우리사회의 추세이며 하나의 축으로 작용하면서 사회 구성원이 된 상태다. 그 과정을 보면 대략 10여 년부터 다문화가정이 형성되면서 그 2세들이 이미 초등학교에 상당수 취학했으며 적잖은 수가 청소년기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리고 그 행렬은 꾸준히 이어질 터다. 이혼 당사자들의 불행도 문제이지만 이들 2세들의 가정붕괴에 따른 불행도 그 적절한 대처가 시급하다. 하나의 사회 추세라고 방치해선 안된다. 그렇지 않아도 이들은 혼혈이라는 점 때문에 상처받기 쉬운 상태다. 이들에 대한 방치는 곧장 사회불안으로 이어질 공산이 높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지금 적절한 대처가 절실하다는 말이다. 아무튼 이에 대해 모두가 함께 고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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